[사람과 기업]"e세상서 배우고 e세상서 가르쳐요"

사이버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간(Any time), 장소(Any where), 나이(Any age), 기록(Any record) 제한이 없는 사이버대학은 바쁜 현대인에게 금상첨화의 교육기관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1년 처음 등장한 이후 시나브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이버대를 졸업한 만학도 두명이 졸업과 동시에 모교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오는 2월 서울디지털대를 졸업하는 이옥주(35) 씨와 백동현(59) 씨. 두 사람은 각각 서울디지털대의 재경회계학부와 e경영학부 겸임교수로 임용됐다. 이 씨는 전문대 건축학과를 나온 뒤 서울디지털대에 입학했다. 중소기업 경영을 자문하는 경영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백씨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목마름과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2003년 3월 서울디지털대학 문을 두드렸다.

백 씨는 “드러커 교수는 ‘평생학습은 당신을 젊게 만들고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했다”며 “평생학습을 하기에는 시간과 장소 제한 없이 어디서나 인터넷만 있으면 되는 사이버대학이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현재 전사적자원관리(ERP)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씨도 백 씨와 같은 해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사이버대학에 등록했다.

환갑을 앞두고 있는 백씨는 특히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다. 그는 30년 넘는 직장생활에서도 늘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졌다.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경제의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현황을 보면 2002년말 현재 사업체수는 99.8%, 종업원 수는 86.7%가 중소기업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기술, 인력, 자금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너무 많습니다” 그가 중소기업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는 이유다.

사이버대학의 특성을 반영 하듯 두 사람도 모두 늦깍이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단지 주의의 애정어린 핀잔(?)은 있었다. 백 씨는 “환갑을 앞둔 나이에 무슨 공부냐는 격려성 핀잔, 때로는 냉소도 있었지만 중소기업 컨설팅이라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에피소드도 많았다. 특히 이 씨의 경우 자정을 넘겨 공부를 하는 바람에 다음날 출근하면서 졸음 운전을 한 경험을 여러번 갖고 있다. “MP3로 다운로드 받은 강의 내용을 운전하면서 듣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네요” 라며 그는 작년 6월이 가장 힘들었다며 털어놨다

“당시 중간고사와 전세계에서 똑같은 날 시험이 치러지는 국제정보감사(CISA) 시험이 겹쳤습니다. 두 개 모두를 공부하느라 그야말로 녹초가 됐었습니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사이버대학은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는데 두 사람 모두 졸업 학점이 4.0(4.5만점)을 넘는 고학점이다. “이곳은 사환부터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학생층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학구열은 하나같이 대단합니다. 모두 자기가 필요해서 공부하기 때문이죠”

전혀 생각치 못했던 겸임교수 제의에 두 사람은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먼저 앞섰다. 하지만 잘해야 겠다는 생각만은 가득하다. 두 사람은 며칠 전 첫 강의를 녹화했다. 무작정 보고 듣기만 했던 학생 때와는 확실히 느낌과 기분이 전혀 달랐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반응을 알 수 없다는 게 불편했다. 학생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인데 어디에다 기준을 맞춰야 할지도 생각지 못한 고민거리였다. 모든 고생을 헤쳐가며 여기까지 이른 이들은 후배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직장, 학교, 가정 일을 병행하느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꿈은 간절히 원하는 한 꼭 이루어진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신념이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