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839 정책의 핵심 인프라인 광대역통합망(BcN) 구축사업의 상승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 정책 당국과 사업 주체인 사업자는 물론 학·연구계의 뜨거운 관심사다.
BcN 사업의 당위성에 대해선 그다지 이견이 없지만 신규 서비스를 수용할 환경 조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자칫하면 외산, 특히 중국산 제품의 판로만 열어주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도 고조됐다.
27일 제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고속망(HSN:High Speed Network) 2005’ 워크숍의 참석 자들은 이 같은 우려 속에 이용자의 신규 서비스 수용 여부를 고려한 사업 발굴과 정책 지원 그리고 무너진 국내 장비 산업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BcN, 수익모델 부재=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자들이 BcN에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로 ‘수익모델과 안정적 수요 확보방안 부재’를 꼽았다.
과거 초고속망 구축사업은 정부가 선도 수요 창출을 통해 어느 정도 확실한 수익모델이 있었지만 BcN은 선도수요가 부족하고 킬러 애플리케이션 예측도 쉽지 않다는 것. 따라서 상용화가 예상되는 수익 모델에 대한 세제 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권은희 KT 상무는 “BcN이 통합망인만큼 유무선이 동시에 시너지를 일으켜야 하지만 무선에 비해 유선 시장은 장비와 단말기 모두 위축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BcN 등의 신규 인프라 및 서비스가 개인과 가구의 통신비 지출을 가중하기보다는 기기간통신(M2M)시장 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치득 ETRI 디지털방송연구단장도 “BcN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방송이라고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며 “통·방 융합의 비전에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며 결국은 이용자 입장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장비산업 활성화 계기 돼야=IT839 핵심 정책이 국내 전후방 산업의 동시 상승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규 서비스 도입 비용보다 라이프사이클 운영비, 유지·보수비용이 60∼70% 드는 만큼 국내 장비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전자공학부)는 “BcN이 국가 주도의 망 구축 사업이지만 외산장비 구입을 우선시하는 현실에서 국내 장비시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사업 의미가 반감될 것”이라며 “장비 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철희 고려대 교수(전자공학과)도 “BcN, 와이브로, DMB 등 신규 서비스 등으로 세계에서 앞서가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시스템을 포함한 한국산 장비가 우선 구매, 운용돼야 한다”며 “중국 화웨이 등 외산 장비를 한국이 구매해 중국 제품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발판을 마련해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