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보시스템, 바젤Ⅱ 등 대형 금융IT 프로젝트를 앞둔 금융기관의 요구가 날로 전문화·다양화하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자 간 이합집산이 심화되고 있다.
1일 금융권 및 관련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주된 대형 IT프로젝트에서 당초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들이 은행 등 발주처의 판단과 요청에 따라 참여 영역과 기능을 재구성, 새로운 형태의 컨소시엄 또는 사업자 구성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입찰제안요청서(RFP) 공개 이후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를 놓고 한 쪽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던 기존 방식과 상당히 달라진 현상이다.
이는 각 수요처들이 그동안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나름대로 금융 비즈니스의 프로세스와 최신 IT기술에 대한 지식을 축적, 강화된 프로젝트관리(PM) 기능을 통해 전체 프로젝트를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를 수주를 위한 공급업체 등의 경쟁 구도 역시 세부 수행능력과 전략에 따라 이합집산이 불가피해지는 등 갈수록 복잡다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의 경우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낙오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최근 차세대 사업을 위한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컨설팅 사업자로 당초 양자 경합구도를 보였던 IBM·딜로이트 컨소시엄과 삼성SDS를 모두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업자 선정에 앞서 하나은행은 3사를 대상으로 전체 사업에서 영역별 수행이 가능한 지를 타진하고 부문별 참여 방식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아키텍처(BA)·IT서비스관리(ITSM)는 IBM이, 프로젝트관리(PMO)는 딜로이트가 맡고 SDS는 정보기술아키텍처(ITA)를 담당하게 됐다.
허윤석 차세대IT전략팀장은 “ITA·BA·ITSM 등 영역별로 전문성과 관련 인력을 보유한 3사의 역량을 결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하고 “PM 기능을 강화해 각사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말 확정된 신한·조흥 은행의 바젤Ⅱ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이같은 양상이 확인됐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바젤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 사업과 관련, 신용 리스크 부문에서 한국HP·한국기업평가 컨소시엄을, 운영리스크에서 역시 IBM·딜로이트 컨소시엄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신용 부문의 일부 영역에 액센츄어·올리버와이먼 등이 합류하도록 했다.
이번 결과 역시 당초 수주전에 뛰어든 사업자 구도와 달라진 것이다. 조재희 바젤 태스크포스(TF) 팀장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과 전문성을 고려해 각사의 장점을 살리고 미비점을 상호 보완하기 위한 역할 구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