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표준`으로 SW 주도권 잡자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분야 국가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SW 분야 국제표준으로 제안한 것은 모두 83건으로, 이 가운데 85%를 상회하는 71건이 국제표준으로 받아들여졌다. 선진국에 비해 미약한 국내 SW 관련 시장이나 기업 규모를 고려하면 이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세계표준을 주도해야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성과는 국산 SW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는 보증수표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국내 표준 관련 기관은 물론 SW 관련 민간단체 및 기업들이 국제표준화기구(ISO)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개발하거나 국가표준으로 정한 것을 국제표준에 반영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국제표준 워킹그룹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23개 프로젝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개 프로젝트에 우리 대표가 참여해 미국 등 선진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표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세계 기술 선진국들이 기술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SW 국제표준 제정 작업에 소외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기술력 측면에서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국제표준이 기술력과 경쟁력을 상징하는 척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과 함께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협정(TBT)’을 통해 지구촌 모든 국가가 국제표준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정도니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국제표준에 자국의 국가표준을 되도록 많이 반영시키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격화되기 마련이다. 기술선진국들이 총력전을 펴며 국제표준 장악에 나서는 것은 자국 기업들의 생존 차원이기도 하지만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국 기업들이 개발하거나 채택한 기술이 세계표준이 되면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득 효과도 엄청나다. 반면 세계 기술표준과 어긋나면 비즈니스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투자비를 날리게 된다. 지금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첨단 IT산업, 특히 SW 분야의 경우 더욱 그렇다. 기술표준 동향에의 적응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SW 주도권을 어느 나라, 어떤 기업이 잡느냐는 결국 국제표준 제정 작업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술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SW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촉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산 SW 이용 확대도 절실하다. 정품 SW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 이용 확대가 필요하다. 정품 SW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국산 SW의 영향력이 커질 뿐만 아니라 이익에 따른 재투자로 연결돼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SW 분야 국가표준은 현재 148건으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물론 정부가 올해 SW 분야 기술 21종에 대해 국가표준을 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SW 분야 국가표준이나 국제표준 반영이 멀티미디어 등 콘텐츠 관련 분야에 치중돼 있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 다른 SW 분야의 표준 제정 확산도 시급하다. 차제에 우리나라 SW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SW공학 분야 표준에 대해 좀 더 많은 신경을 기울였으면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SW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SW 기술인력 양성 등 국내 SW산업의 체질과 체력을 건강하게 가꾸어 가는 작업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