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

24일 문화관광부의 업무보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전략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그 골자가 바로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조성을 통해 문화산업 투자 활성화를 노리고, 문화기술(CT)대학원을 설치해 기초를 튼튼히 하겠다는 내용이다. 문화부는 이날 보고한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상반기에 종합적인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1조원 규모 모태펀드 조성=문화부는 ‘투자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하에 ‘초대형 모태펀드 조성’이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지난해 기획예산처로부터 폐지권고를 받은 270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진흥기금에 민간 자본을 보태 2010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펀드가 조성되면 자본력이 취약한 기업들에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문화산업에 대한 창업투자회사와 일반 투자자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는 올 상반기까지 모태펀드 세부계획 마련과 관계부처 협의를 마친 후 하반기 개정될 ‘문화산업진흥기본법(안)’에 근거조항을 신설하고 내년 상반기에 펀드를 출범하기로 했다.

 ◇CT대학원 설치=오는 9월 대전 KAIST 내에 CT대학원이 문을 연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구조가 ‘하청’에서 ‘창작’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핵심 리더 양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CT대학원은 기술·기획·경영 분야의 통합적 역량을 갖춘 소수 정예 고급인력을 매년 100명씩 배출한다. 문화부는 KAIST, 과학기술부 등과 사전 협의를 마쳤으며 내달 교과과정 개발, 교수초빙, 신입생 모집을 전담할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문화부는 CT대학원 외에도 기존 대학의 문화산업 특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특성화 교육기관 지원 △문화산업연구센터(CRC) 설치 △지방대학 문화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누리사업(교육부 주관) 등을 병행 추진해 다양한 전문인력을 효과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문화산업 순기능 강화=문화부는 문화산업이 단순히 경제발전의 수단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도 기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우선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초등학생용 ‘학교폭력 예방 게임’을 우수게임 사전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하기로 했다. 또 ‘영화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해 인터넷상 영상물도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일반 비디오물처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를 받도록 함으로써 인터넷 환경에서의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문화부는 이 밖에 지역별로 구축된 문화산업 클러스터를 더욱 발전시켜 전국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아시아 지역의 문화산업 협력을 공고히 하는 데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실화가 과제=문화부는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문화산업 강국으로 가기 위한 큰 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실제 추진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문화산업 분야는 이해관계에 얽히기도 쉬워 정부의 합리적이고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세부계획을 마련하는 데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만 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이 다소 상징적인 측면에 치우치는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모태펀드 조성’이나 ‘CT대학원 설립’처럼 실제 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발표돼 기대된다”며 “얼마나 잘 구현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사진: 노무현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원덕 사회정책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