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산 SW업체들의 협력 무드

 “17년 만에 철드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기자와 통화한 K사장의 말이다. 17년 동안 소프트웨어 사업을 해 온 K사장은 최근 동종 업체와 상호 협력체제를 갖추고 공동 영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예년처럼 단순 공동 마케팅이나 영업 수준이 아니라 가능하다면 공동 개발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협력관계를 맺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나 홀로’ 형태로 시장을 공략해 오던 방식과 비교해 보면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도 지식관리시스템(KMS) 부문에서 핸디소프트·날리지큐브, 기업아키텍처(EA) 부문에서 엔코아컨설팅·케미스, 고객관계관리(CRM) 부문에서 위세아이텍·씨씨미디어 등이 공동 개발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앞서 메타데이터관리 부문에서는 IDS·KDB솔루션·아이티플러스 등이 상호 협력하겠다고 나선 상태며, 앞으로도 여러 업체가 공동 개발까지 겨냥한 상호 협력관계를 다지려 한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상호 윈윈 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볼 때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최근 만난 한 소프트웨어 업체 사장은 “이대로라면 10년 후에 남을 토종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절대 혼자서 다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오랜 만에 찾아온 토종 업체 간 협력 무드가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형식이 아닌 내용에 충실한 협력이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이번 기회에 국내 업체 간 협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개방 기피증’에 걸려 있는 일부 업계의 선입관은 잘못된 것임이 입증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