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김홍기 동부정보기술 사장

 동부정보기술의 김홍기 사장은 말이 적다. 과묵한 성격인 데다가 화려한 수사나 겉치레를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이순(耳順)’을 눈앞에 둔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커다란 나무가 생각난다. 실제로 주변에서 김 사장을 곧잘 국내 ‘IT산업의 거목(巨木)’이라고 말하곤 한다.

 삼성SDS 사장직에서 물러난 지 꼭 2년 만에 동부기술로 자리를 옮긴 술회를 물었다. “기업에서 기업으로 옮겨왔을 뿐입니다.” 중소기업은행을 거쳐 제일모직 전산실로 자리를 옮긴 후 25년 가까이 삼성 한 곳에 몸담아 온 김 사장으로서는 할 말도 많을 것 같은데 역시 단답형이다.

 그는 삼성SDS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비해 동부정보기술은 올해 매출이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규모만 보면 10분의 1이다. 이런 ‘간극’이 김 사장에게는 큰 의미를 갖지 않는 듯하다.

 “여기서 매출 1조원을 올리면 되지요. 동부정보기술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2010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 동부정보기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SI 산업의 성장궤도를 몸소 겪은 김 사장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에도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청년의 도전의식이 느껴진다. 그럼 방법은 뭘까. “SI는 사람 장사입니다. 사람이 힘이죠.” 역시 단답형이다. 동부정부기술의 직원 하나 하나가 매출 1조원 기업에 걸맞은 사고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2010년의 비전은 쉽게 달성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이 동부정보기술로 자리를 옮긴 다음 가장 먼저 한 일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겠다는 것. “벽이 없는, 소통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동부정보기술의 앞으로 10년을 준비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김 사장은 취임 두 달 동안 ‘탐색전’을 벌였다. 부임하자마자 차·부장급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사업부장 간담회’ 자리를 잇달아 마련했다.

 그런 다음 그가 내린 첫 번째 행동 지침은 ‘배우라’는 주문이었다. 이른바 ‘10% 룰’이다. 해당 사업부 인력의 10%는 교육을 위해 자리를 비우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교육의 내용은 IT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업 경영과 해당 고객사의 업종 및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김 사장은 “모든 것을 용서해도 공부 안 하는 직원만은 용서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현장 중심 경영도 그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고객 사이트와 파견된 직원 방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사장은 최근 들어 ‘다른 유형의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SI 프로젝트의 반복만으로는 회사를 선발 기업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시간 기업환경(RTE:Real Time Enterprise) 전략을 짜고 있다. 물론 해외 네트워크나 성장을 보장해줄 솔루션도 부족하다. 또 지식집약적·정보집약적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기반의 미래 사업도 발굴해야 한다.

 갈 길은 멀지만 30년 이상의 노하우와 청년의 도전 의식을 갖고 있는 그에게는 결코 버거운 일이 아닌 듯싶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