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IT도서보내기운동에 부쳐

필자는 6년째 IT평화봉사단을 조직하여 대학생들과 방학 때마다 중국 지린성 수란 조일중, 옌볜과기대, 육일유치원, 두만강기술학교 등에서 IT교육을 하고 있다. 3년 전부터는 옌볜 조선족장애인협회 회원에게도 IT교육을 하고 있다. 장애인협회에 매년 PC를 무상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고급사양 PC를 요청해 왔다. PC를 기증하려면 기업의 후원을 받아야 하고 운송경비가 든다. 베푸는 쪽에서는 무조건 많이 갖다 주고 싶지만 여건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꼭 맡겨 놓은 것처럼 기증하라는 태도여서 무척 섭섭했다.

 가난에 찌들었을 때는 남에게 손을 벌리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50년대에는 선진국에 도움을 청한 사례가 있다. 현재 북한은 중국의 조선족보다도 더 가난하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없이 원조를 요청한다. 북한 주민들도 가난에 익숙해져서 주위 사람에게 무조건 기대려는 성향이 있다.

 우리는 60년대 경제개발을 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우방으로부터 조건부 원조를 받았다. 유상과 무상으로 구분되고 민주화를 추진한다는 원칙이 항상 붙었다. 부지런한 국민성과 반만년의 가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유상으로 받은 것은 반드시 갚아서 신용을 얻었고, 무상으로 받은 대가는 민주화라는 선물을 우방에 보여 주었다.

 그간 우리나라는 생산성 향상 운동을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게 펼쳐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부존자원이 없는 자원빈국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품질경쟁력으로 경제 규모 세계 11위, 국가경쟁력 28위, IT분야 세계 2위를 이룩하여 우방국에 진 빚을 갚았다. 이는 반드시 빚은 갚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북한도 일궈낼 수 있도록 학습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고 통일의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요즈음 IT분야에서 산·학 협동으로 북한돕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정보처리학회, 벤처기업협회, 정보과학회 공동으로 IT남북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IT도서보내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운동은 대학의 IT학과 교수가 보유하고 있는 도서를 수집하여 북한의 각급 학교와 연구센터 등에 기증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또 남북 IT분야의 인적·물적교류를 활성화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기술협력을 통하여 민족의 공동번영을 추구하고자 전개되고 있다. IT분야 전문도서 3만권 정도를 수집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의 전문연구원뿐만 아니라 중등학교 학생들도 IT분야 도서가 절실하게 필요하므로, 기술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가급적 최신 도서를 제공해야 북한의 학문과 기술에 도움이 되어 IT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측에 식량과 비료 등 지원할 것은 지원하되 인도적 답례를 요구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무조건 퍼주기식 지원은 반성해야 한다. 따라서 국군 포로와 납북자 생사 확인 및 송환, 이산가족 상봉,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해 할 말은 하고 북한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T도서보내기 운동도 마찬가지다. IT도서를 지원하면서 지혜롭게 북한에 답례를 요구해야 한다. 국내 대학 교수들이 연구 결과물을 무상으로 주되 조건을 붙였으면 한다. 요구 조건은 공동학술제 개최와 IT평화봉사단의 교육봉사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에서 알고리듬을 개발했을 때 특허를 공유하거나 개발된 우수SW의 유상제공 등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공짜라는 개념으로 퍼주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굳은 의지를 가지고 IT산업 발전을 이루는 것으로 답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최성(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