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이 김재경(한나라당)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됨에 따라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셧다운 제’ 도입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8일 김 의원은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해야 하기 위해서는 ‘셧다운제’를 도입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심야시간에는 청소년에게 온라인 게임물을 제공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김 의원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발표한 ‘2004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의하면 초·중·고등학생 중 20.3%가 게임중독에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밤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셧다운제’ 도입을 검토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게임산업개발원에서 발간하는 게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밤10시-아침6시까지 게임을 이용하는 비율은 9세부터 14세의 경우 4%이며 15세-19세는 2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1>
표1-1 연령별 게임이용 시간대(%)
구분=새벽2시-아침6시=밤10시-새벽2시=저녁6시-밤10시=낮12시-저녁6시=아침6시-낮12시
9세-14세=0.7%=3.6%=36.2%=54.3%=5.1%
15세-19세= =29.9%=38.9%=27.8%=3.5%
# 네티즌, 유저 ‘셧다운제’ 도입 찬성
‘셧다운제’가 발의되면서 게임업체, 네티즌, 시민단체 등이 찬반을 둘러싸고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게임관련 산업 폭풍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털사이트나 게임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실시한 ‘셧다운제’ 도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법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강하다. 네이버뉴스가 실시한 네티즌 조사에서는 현재까지 8523명이 참여해 5510명(64.6%)가 ‘셧다운제’에 도입을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네티즌은 3013명으로 35.4%였다. 미디어다음의 조사에서는 찬반이론이 엇비슷하게 나왔다. 4729명이 설문에 응답 이중 53.1%인 2509명이 찬성했으며 45.5%인 2151명이 반대입장을 밝혔다.
게임웹진인 게임조선의 결과에서도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네티즌뿐 아니라 게이머들도 ‘셧다운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18명의 응답자중 50.5%인 110명이 ‘셧다운제’ 도입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42.7%(93명)이 반대했다.
‘셧다운제’ 도입과 관련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대체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handumaru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성인의 경우에도 게임을 자제 하기 힘든데 청소년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과다한 게임 몰입은 개인을 황폐하게 만들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입장을 밝힌 네티즌들은 국가의 일방적인 규제·금지 문화를 비판하며 교육이나 캠페인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ibook 네티즌은 “지금이 군사독재 시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금지하려고만 한다”며 “이런 발상이 나온 자체가 아직 국가가 모든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vitamince 네티즌도 “차라리 독서권장이나 건전문화 캠페인 등을 벌이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왜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법안 발의에 대해 강력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한결같이 ‘셧다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앞으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업계나 네티즌, 유저들의 의견이 반영돼 효율적인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청소년 중독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전근대적 발상 업계 적극 반대
‘셧다운제’관련 법안 발의 소식이 게임업계에 전해지면서 관계자들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IT산업의 꽃으로 부각되는 ‘게임산업 죽이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도 게임 이용 시간을 법으로 규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 가는 실무 모임에 적극 참석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게임협회 임원재 사무국장은 “헌법에 명시된 자유권을 침해하는 법안으로 이것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헌법소원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대표 주자인 엔씨소프트도 이번 발의와 관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제한을 해서 청소년 수면권이나 중독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며 대체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 한 관계자도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모두 범법자로 만들려는 법안”이라며 “왜 항상 규제만을 생각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하게 항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캠페인 등을 통해 게임이 건전하다는 인식을 사회에 뿌리내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인상을 남겨 결국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들이 적극적인 캠페인 등을 펼쳤다면 이런 법안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지금 업계가 그 꼴”이라고 평했다.‘셧다운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법안을 발의한 김재경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비록 ‘셧다운제’ 도입과 관련 반대의견도 많지만 강력하게 추진할 의사를 피력했다. 앞으로 추진계획과 가능성 등에 대해 알아봤다.
- 온라인게임 이용 규제 법안을 발의한 배경은.
▲ 현재 청소년들이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이나 중독등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보호를 위해서는 법안 제정이 가장 현실성있다는 생각때문에 발의를 하게 됐다. 최근 나온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게임중독은 이제 방치해서는 안될 수준에 이르렀으며 업계 자율에 맡기기에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기대이하였기 때문에 법적 규제라는 강력한 방안을 강구했다.
- 발의한 법안의 주 내용은 무엇인지.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자는 취지가 골자다. 때문에 일정 시간대에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자는 것이다. 규제 시간대 등은 관련 업계나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를 듣고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의 시간대 규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 이 법안과 관련 반대 입장의 의견도 거센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 법안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반대 입장을 가진 네티즌이나 유저가 많은 것은 잘 알고 있다. 아직까지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 계획이다.
- 법률로써 규제한다는 점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대안을 찾을 생각은 없는지.
▲이미 다른 대안을 찾기에는 수위를 넘어선 상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시민단체들도 이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물론 관련 업체와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할때 현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생기면 적극 고려는 해보겠다.
-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데.
▲산업적인 영향력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만 고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 법안 통과는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올 연말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갈 생각이며 내년 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