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해외진출 쉽지 않네"

 KT와 SK텔레콤 등 주요 기간통신 사업자들이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앞다퉈 해외로 진출하고 있지만 현지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인도·인도네시아·이란 등 급부상중인 현지 유무선 통신사업 참여와 사업자 지분 인수 등을 시도했으나 현지 정보에 어둡고 투입대비 효과가 낮아 잠정 보류했다.

KT는 지난해 9월 이란 아시아텍과 10만 회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장비와 함께 턴키베이스로 공급하기로 하고 현지 실사 등을 통해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계약일자가 올 4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 회선도 공급하지 못한 것. 이는 이란이 아직까지 바세나르 조약에 의거 적성국으로 분류돼 장비 반출이 늦어진데다 계약 당자자인 아시아텍의 초고속인터넷 구축 계획이 변경되면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KT는 이에 앞서 인도의 릴라이언스, 타타 등 이동통신업체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KTF와 공동 보조를 취했으나 가격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중도하차했다.

KT는 대신 ‘2006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카타르서 경기에 필요한 각종 IT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 향후 회선 공급 등 추가 계약으로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도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지역의 사업자 인수에 나섰으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KT는 인도 타타텔레서비스의 지분 25% 가량을 6억∼7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현장 실사를 통해 인수가격이 장기 수익률에 비해 너무 높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타 측의 제시 가격은 향후 매년 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야지만 수익성이 있다는게 SKT측의 판단이다.

SKT는 또 베트남 S텔레콤에 추가로 2억 달러를 투자, 전국망을 확보할 계획으로 이사회 멤버들이 현지 방문도 했으나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베트남이 WTO에 가입하는 내년께 S텔레콤을 조인트벤처로 전환하고 공동투자사인 LG전자와의 모종의 추가 협력이 정해져야 결론이 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SKT는 모바일8 등의 인수를 검토했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도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SKT는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하는 미국 MVNO(가상이동망)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신배 SKT 사장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새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인도 등을 스터디했으나 최종 결정까지는 엄격한 내부 스크리닝을 거칠 것”이라면서도 “투자방침에 부합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도 “해외 사업은 현지 상황 변화와 타국 경쟁사들의 참여 등 외부 변수가 많아 좀처럼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면서 “서비스 구축과 지분 확보, 컨설팅 수출 등 다각도의 시도를 통해 현지에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김용석기자@전자신문, jyjung·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