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혁명적인 반도체 신기술로 불리는 50나노 공정의 16Gb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전혀 새로운 컨셉트로 16기가의 2배인 32기가 플래시메모리를 내놓는다고 한다.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는 국가적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6Gb 낸드플래시는 5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는 머리카락 두께 2000분의 1에 해당하는 선폭으로 손톱만한 칩 안에 164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한다. 이 용량은 영화 20편 이상의 동영상(32시간 분량)이나 MP3 음악파일 기준으로 8000곡(670시간), 일간지 200년치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니 세계 반도체 업계가 놀랄만한 기술이다. 우리로서는 반도체산업의 재도약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을 하나 더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솔루션의 핵심반도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글로벌 업체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16Gb 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이 분야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벌린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앞선 기술력이 경쟁력의 원천이란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 동안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정설처럼 인식돼 왔으나 지난 2002년 2월 세계 3대 반도체학회인 국제반도체학회(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이 발표한 소위 ‘황의 법칙’이 이런 정설을 깨트리게 된 것이다. 당시 황 사장은 “이미 작년에 32기가팀을 꾸려 개발중에 있으며 32기가 제품은 플래시메모리 컨셉트를 뒤집는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아직 공개할 수는 없으니 내년을 기대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함에 따라 ‘황의 법칙’을 입증해 준 셈이다.
삼성은 이번에 또 △고용량·저전력의 플래시메모리와 모바일CPU 융합 칩 △플래시메모리와 MP3디코더 융합 칩 △플래시메모리와 카드·SIM컨트롤러 등 메모리와 시스템LSI가 융합된 신개념의 퓨전반도체 3종을 함께 발표했다.
앞으로 이 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황 사장도 “앞으로 퓨전반도체 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그 중심에 낸드플래시메모리가 있다”며 내년에 선보일 혁신적인 32Gb 낸드플래시로 모바일기반 퓨전반도체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휴대폰의 82% 이상에 복합칩인 멀티칩패키징(MCP)이 탑재되고 있고 원낸드·시스템 인 패지키(SiP) 등의 형태로 퓨전 메모리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니 기대가 되는 일이다. 삼성 측은 이번 개발한 16기가 제품 단일품목으로 300억달러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제품이 한국 수출을 선도하는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사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오늘의 신기술이 내일은 구기술이 되는 세상이다. 이런 추세에 탈락하지 않으려면 꾸준한 연구개발만이 대안이다.
삼성이 이번에 쾌거를 거둔 것은 경영진과 연구팀이 일치단결해 노력한 덕분이다. 연구개발비 확대와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성과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기업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연구개발비를 줄이거나 전문연구인력 확보에 소흘히 하는 기업도 없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어느 분야든지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한 연구개발비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은 절대 필요한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기업들이 IT강국의 위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신기술 개발에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