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게이트, 삼성전자가 미워’
애플의 플래시 기반 MP3P 사업 강화가 경쟁업체뿐 아니라 세계적인 하드디스크 업체인 시게이트테크놀로지에까지 ‘불똥’이 튀겼다. 시게이트는 공개적으로 삼성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 플래시 제품을 기반한 애플의 저가 마케팅은 당분간 적지 않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시게이트가 삼성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한 마디로 최대 수요처를 잃었기 때문. 그동안 시게이트에게 애플은 최대 고객이었다. 애플 MP3 제품에 탑재되는 하드디스크의 대부분을 공급, 시게이트에게 애플은 ‘VIP 고객’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에 저가로 플래시 제품을 납품하고 이를 기반으로 애플이 플래시 기반 ‘아이팟 나노’에 승부수를 던지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시게이트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전면전까지 각오하는 상황이다.
삼성과 불편한 관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삼성전자가 16기가(Gb)플래시 제품을 발표하면서 HDD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선언하자, 곧바로 시게이트 측은 인터뷰를 자청해 삼성전자의 전략은 이상일 뿐이라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방한한 롭 페이트 시게이트 마케팅 이사는 “삼성이 16기가 낸드 플래시를 기반으로 플래시 진영의 움직임이 빠르지만 용량 대비 가격에서 아직 하드디스크를 따라올 수 없다”며 “지금까지 상용화한 플래시 메모리가 2G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오는 2008년까지 32기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삼성의 계획은 소박한 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장장치 개발 역사를 보더라도 4년동안 1600% 이상 용량을 확대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게이트는 오히려 하드디스크는 건재하며 디지털가전 시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게이트는 이날 LG전자의 ‘PY2DR’ 플라즈마 통합 고화질TV에 자사의 3.5인치 하드디스크 ‘DB-35’를 공급했다고 전했다. ‘DB-35’는 최고 10가지 동시 TV스트리밍을 지원하는 등 DVR에 최적화된 CE용 하드디스크다. 또 내년부터는 1인치에도 수직 자기 기록 방식(PMR)을 적용, 마이크로 HDD의 용량을 20GB까지 끌어 올려 플래시 진영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강병준·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