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내년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완전 무료화기로 하면서 KTF·LG텔레콤 등은 당혹스런 분위기속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무료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예견됐지만 선발인 SK텔레콤의 행동이 너무 빨랐다는 판단이다. 본보 10월19일자 2면 참조
이에 따라 타격이 예상되는 KTF·LG텔레콤은 일단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도, 내부에서는 그 시기와 방법을 놓고 본격적인 실무검토에 착수하는 분위기다. 우선 “내년이후 시장상황과 투자여력을 감안해 인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KTF는 월 1000원인 CID 요금을 무료화하되, 시행시기를 SK텔레콤과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연중 최대성수기인 연초에는 사업자들의 영업활동이 집중되는데다 번호이동성제 도입 만 2년이 지나면서 약정가입자 이탈 등 새 마케팅 변수도 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3세대(G) 서비스 ‘HSDPA’에 대한 본격 투자도 이뤄진다.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요금은 중요한 시장경쟁 수단임과 동시에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당장 연초부터 무료화를 단행하기는 힘들다는 게 KTF 내부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시장향배가 가늠되는 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SK텔레콤의 무료화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충격이 훨씬 더 크다. LG텔레콤은 일단 강한 거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무료화 대세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일부 유료화도 대안 가운데 하나지만, 두 사업자가 모두 무료화로 가면 이 마저도 쏟아질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게 더 큰 고민이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일단 시기를 내년 상반기까지로 늦추는 한편, 기존 요금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을 검토중이다. 예컨대 CID를 신규 요금프로그램에 흡수하는 대신 분당 통화료를 조정하거나 요금을 상향하되 일정 시간 무료 통화혜택을 주는 식의 보전방안이다.
그러나 3사 모두 더 큰 고민은 이같은 요금인하 관행이 여타 부가서비스까지 무차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KTF 관계자는 “CID야 어쩔 수 없이 인하한다 해도, 또 다른 부가서비스까지 들고 나오면 도대체 사업자들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의지가 있겠느냐”면서 “최소한 투자의욕은 꺽지 말아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