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플래시 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나노기술을 국내 기술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소니·샤프 등 일본 업체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7조원 규모의 세계 이미지센서 칩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당장 연간 1조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호·KETI)은 사람의 눈으로 사물을 식별하기 어려운 0.1럭스(lux) 이하의 어두운 장소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나노 이미지센서 칩(SMPD:Single carrier Modulation Photo Detector)’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1럭스는 촛불 하나의 밝기로부터 1m 떨어진 정도의 조명도로, 플래시 없이 일반 카메라나 캠코더로 촬영할 경우 사물 식별이 불가능한 밝기며 0.1럭스는 육안 식별이 불가능한 조도계의 한계 수치다.
SMPD를 개발한 KETI의 나노광전소자연구센터장인 김훈 박사(40)는 연구성과 발표를 통해 “SMPD는 양자역학을 응용해 빛 알갱이(광자) 하나로 수천 개 이상의 전자를 만들어 선명한 영상신호(정공·carrier)를 발생시키는 원리”라며 “이를 이용해 사람 눈의 망막세포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나노 이미지센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가 개발한 SMPD는 디지털카메라, CCTV 등에 적용되는 CCD 이미지 센서와 휴대폰 카메라 모듈 등에 적용되는 CMOS 이미지 센서에 비해 크기는 절반에 불과하지만, 수백 배 이상의 감도를 실현시켰다. 또 영상 신호 증폭 등을 최소화해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와 생산 단가를 대폭 낮췄으며 전력 소모도 적어 향후 의료·군사·자동차·산업용기기·환경산업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ETI는 SMPD기술을 칩 전문기업인 플래닛82(대표 윤상조)에 이전키로 하고 기술료로 50억원과 향후 매출액의 2%를 받기로 했다. 특히 기술료 50억원 중 24억원은 연구원들 인센티브로 분배해 첨단기술의 중소기업 이전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윤상조 플래닛82 사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 이번에 개발된 이미지센서 칩 원천기술을 적용 가능한 각 분야 수요 기업에 성공적으로 이전하고, 이를 통해 조기 상용화를 이룰 계획”이라며 “이미 올 초 미국 뉴저지 주 정부가 수천만 달러의 연구비를 대는 조건으로 이 기술을 이용해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사용할 수 있는 질병진단용 칩을 공동 개발하자고 제안해 오는 등 세계 진출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