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규제완화와 WCDMA(HSDPA)·지상파DMB 등 잇따른 신규 서비스 출시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출시하는 단말기 모델 수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경쟁력 있는 단말기는 고객 유치를 위한 핵심 수단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유통망·네트워크와 더불어 3대 비용요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정체 속에 그동안 고비용 구조를 유발했던 거품을 다소나마 걷어내고 핵심 전략 단말기 위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분위기다.
지난해 52개 모델을 출시했던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올 연말까지 이보다 다소 늘어난 60종 가까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약간 줄어든 50여종 정도로 단말기 전략을 수립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종을 확대하면 단말기 제조사와 함께 사업자들도 엄청난 (재고)비용부담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제조사와의 관계나 소비자 성향 파악 등의 어려움 탓에 줄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첨단 복합기능을 갖춘 게임폼·DMB폰·내비게이션폰·MP3폰 등 신기능 휴대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면서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데다, 신규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도 앞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환경에서는 일부 인기모델을 제외하면 출시한 상당수 휴대폰들은 대부분 제조사와 사업자가 공동 부담으로 재고를 떠안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KTF(대표 조영주)는 지난 2003년 31개 모델, 지난해 45개 모델, 올해는 50여개 가까이 출시 단말기 기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KTF 관계자는 “통상 신규 서비스 출시가 몰리고 보조금 완화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단말기 출시 기종이 크게 늘어나는게 당연하다”면서 “비용부담과 더불어 영업력 확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도 출시 모델수는 비슷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년간 번호이동성 제도 덕분에 가입자 확대에 가장 큰 수혜를 본 LG텔레콤(대표 남용)은 선발 사업자들과 달리, 핵심 전략 단말기 위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조만간 세계 처음으로 일본 카시오의 ‘방수폰’을 출시하는 등 올해 총 30종의 단말기를 출시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를 20종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만한 전략 제품만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그동안 국내 제조사들로부터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일본 카시오 등 해외 제조사로 공급선을 확대해왔으나, 내년부터 신규 출시하는 전략 단말기는 국내제조업체 위주로 조달할 예정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