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 백업체계 취약

재해복구시스템 미비…장애시 대란 우려

지난 1월 통합 출범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일부 전산시스템에 재해복구(DR)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재난·재해 발생시 국내 증권거래 체계의 마비가 우려된다.

 특히 DR체계 미구축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전체 거래소 시스템은 물론이고 최근 복합 투신상품이 급증하면서 이와 더욱 긴밀히 연계된 은행·증권·보험 등의 전산 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른바 ‘KRX발 금융시스템 대란’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21일 관련 업계와 KRX에 따르면 올 초 현물·코스닥·선물 3개 시장을 통합한 KRX 전산시스템 중 선물 시스템이 DR센터를 구축하지 않은 채 가동중이다. 이에 따라 재난·재해 발생시 해당 시스템 거래는 물론이고 현물·코스닥 거래까지 중단되는 대형 금융사고에 노출돼 있다.

 선물 백업 시스템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일 세계 2위 증권거래소인 도쿄증권거래소가 시스템 장애로 3시간 동안 거래가 마비돼 백업 시스템 등의 긴급 점검에 나서면서 불거져 나왔다.

 현재 KRX 시스템은 현물과 코스닥 부문은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의 안양 데이터센터를 이용한 백업과 DR가 이뤄지고 있지만 선물 부문의 백업은 데이터를 테이프 시스템에 저장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시스템 장애 뒤 긴급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KRX 측은 “현재 선물 시스템의 DR센터가 미구축 상태지만 클러스터 이중화와 자체 백업 기능을 갖추고 있어 대형 재난·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시스템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 초 완성되는 정보화전략계획(ISP) 결과를 토대로 서울·부산 간 시스템 구성방침이 확정되면 DR센터 확보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KRX는 오는 2007년 말까지 구축 예정인 차세대 통합 전산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여의도)과 부산 사무소를 연계한 주전산·백업 체계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스템 완성까지 여전히 2년 정도가 소요돼 구축기간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러스터 방식의 이중화 기능과 동일 빌딩 내 백업기능도 전원불통, 침수 등 다양한 요인으로 무력해질 수 있다”며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지향하고 있는 KRX가 대부분 증권사도 갖추고 있는 DR센터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