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주기판 `주변기기 블랙홀`

‘통합’ 주기판이 PC 주변기기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통합 주기판이 대세를 이루면서 사운드· 그래픽카드 등 입출력 카드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아예 업종 변경까지 고려하는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PC에 장착되는 입출력 카드는 사운드· 랜· 그래픽카드 등 최소 4∼5종에 달했지만 주기판이 이를 다 흡수하면서 관련 시장이 사라졌기 때문. 이에 일부 업체는 그나마 수요가 있는 PC케이스 등으로 아이템을 변경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22일 주요 유통업체에 따르면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은 몇 년째 월 5000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운드 카드가 주기판에 100% 내장돼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사운드 장원이 팀장은 “주기판 성장으로 사운드카드 시장은 거의 없어졌다”며 “30여 곳에 이르던 사운드 카드 유통점도 거의 사라져 두 곳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며 이마저도 PC보다는 고가형 AV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IEEE 1394· SATA커넥터 등 커넥터 업체도 마찬가지. 한 유통점 관계자는 “주기판이 기본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굳이 커넥터를 이용해 신형 주변기기를 연결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보급형 가격이 5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만 원 수준인 커넥터 가격도 소비자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수요가 늘고 있는 그래픽카드 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판매되는 조립PC의 35% 이상이 그래픽 칩세트 내장형 주기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 특히 그래픽카드를 기본 장착하는 PC방을 제외하면 순수 그래픽 칩세트 내장PC 점유율은 50%가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맹성현 에스티컴 팀장은 “내장 그래픽 칩세트 성능이 높아지면서 저가형 그래픽카드는 이미 주기판에 밀리고 있다”며 “앞으로 그래픽카드도 고가형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저가 유통 업체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업체는 이 때문에 파워 서플라이 등 주기판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이템으로 업종을 바뀌고 있지만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파워 서플라이의 경우 용산에만 80여 개 업체가 성업 중이며 PC케이스도 유통업체가 50여 개가 넘는 등 시장에 비해 업체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