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소프트웨어(SW) 품질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품질이 뛰어난 우수 소프트웨어에 부여하는 ‘굿소프트웨어(GS)’ 인증을 받은 업체만 20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GS인증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보유한 각종 테스트 장비를 통해, SW의 품질을 가늠하는 신뢰성과 상호 호환성을 평가,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인 제품에 부여하는 국가 인증 마크다.
정부도 국산 SW 활성화 차원에서 GS인증 제품에 대한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중이다. 이 제도는 기업의 인지도나 레퍼런스 사이트 위주의 구매 관행을 개선하고, 일부 SW의 선점이나 특정 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국내 중소 패키지 SW 업체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 차원에서 SW 최대 수요처인 공공기관의 GS 제품 구매를 유도, 국산 SW의 공공 시장 판로를 확보해 준 것이다.
GS인증 우선구매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중소 SW 업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체들은 제품의 기술력을 보강해 GS인증을 받고 공공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본지는 25일 GS인증 우선구매 제도 활성화와 국산 SW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
조풍연 GS인증사협의회 공동회장(메타빌드 사장)
백종진 GS인증사협의회 공동회장(한글과컴퓨터 사장)
송혜자 GS인증사협의회 부회장(우암닷컴 사장)
강재화 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 회장
박태완 정보통신부 SW진흥팀 사무관
김성희 KAIST 교수
신석규 TTA 센터장
사회=김경묵 전자신문 부국장
△사회=공공기관의 중소기업 SW 제품 GS인증 우선구매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중소 SW 업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우수 국산 SW의 공공 시장 판로를 확보해 주겠다고 팔 걷고 마련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업체들과 수요기관의 GS인증 제품 우선구매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신석규 센터장=구매자들이 국산 SW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제품 도입 후 품질 하자로 인한 최종 사용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매자들의 불신을 회복하기 위해 도입한 사전 품질 인증이 GS인증이다. GS인증 제도는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 성능 보험, 구매자 면책 제도 등이 현재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만, 업계 각 분야에 인식 부족으로 인해 아직 실효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GS인증에 대한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백종진 사장=우선 공공기관에서 GS인증 우선구매 제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는 GS인증에 대한 홍보 부족인 것 같은데, 홍보의 일환으로 GS인증 제품을 도입한 기관 중 우수 사례를 보이는 기관에 시상을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또 전 업계의 월별 GS인증 제품 사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GS인증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혜자 사장=현재 우선구매 제도를 적용하기 위한 전 과정이 방문 절차로 이루어져 번거롭다. 우선구매 제도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 온라인 상으로도 신청 및 접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GS인증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 구매하였으면 좋겠다는 ‘권유’의 수준에서 ‘의무’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법·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GS인증 리스트에 포함된 제품들은 다른 업체에서의 자체 개발이나 용역 개발을 금지시켜 자연적인 의무 구매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방법을 모색해야겠다.
조달청 절차도 개선해야 한다. 조달청 단가계약의 경우, 6개월마다 한번씩 재계약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는 점점 빨라지는 기술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나, 빠른 버전업 보다는 도입 제품에 대한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1년에 한번씩 정도로 재계약을 추진하였으면 좋겠다.
△조풍연 사장=대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중소기업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수인재 배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SW 산업 시장 규모도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 한 분야에 대한 집중력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과당 경쟁에 통합 발주까지 더해 SW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GS인증은 SW 품질 인증제다. 국산 SW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일조했다. 지금도 GS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많다. 하지만 품질 개선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아 업체들의 고민이 크다.
△신=GS인증 제도를 도입한 의도는 품질 개선이다. 좋은 SW를 발굴해 정부의 정보화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산 SW라는 이유만으로 구매할 수는 없다. 국산 SW를 구매해 달라는 요구보다는 정부가 요구한 스펙을 맞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발주처가 품질 하자 때문에 사용자가 낭패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품질 때문에 구매자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안된다. 써보고 안되면 마음이 멀어진다.
GS인증 제도만으로 공공 시장을 뚫기는 어렵다. 그래서 정부에서 우선구매 제도를 만들었다. 조달청, 정통부, 소프트웨어공제조합 등에서도 지원한다. GS인증과 성능 보험 가입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구매자에게 책임을 묻지말라는 구매자 면책 제도도 도입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올해는 GS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내년부터 실적을 거둬야 할 것이다.
△강재화 회장=GS인증 제품이 발주자에게 믿을 수 있다는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TTA에서 벤치마크 테스트 자료같은 것을 마련해 GS 도입 근거를 마련하면 업계의 수익도 올라갈 것이다. 제도만으로는 발주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GS인증 업체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먼저 발주자들이 GS인증 SW를 도입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발주자들도 GS인증 SW를 우선적으로 구매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조=소프트웨어 업계가 비전을 주지 못해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않는다. 국내 시장 규모도 한계에 달했다. 정책은 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도를 먼저 고쳐야 한다. 발주구조를 잘 살펴보면 분리 발주와 통합 발주 두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분리 발주를 활성화해야 한다. 분리 발주하면 GS 우선구매 제도가 효력을 발생해 기업들의 수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정부가 GS인증 우선구매 제도는 물론 구매자 면책 제도 등을 통해 GS를 활성화하고 있다. GS인증사도 200여개가 넘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GS인증 활성화 방안은.
△강=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 모임 자체가 정부에서 하는 정보통신 정책을 인지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임을 갖는다. 협의회 회원이나 발주처 모두가 GS인증를 확실히 알고 있다. 다만 적용한다는 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GS의 규격이 명확히 제시되고 유지보수 등 사후 서비스 문제만 해결되면 GS인증 제품 도입이 확산될 것이다. 실제 모 부처에서 제품만 믿고 솔루션을 구입했다 낭패를 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발주자들은 자신이 도입한 솔루션에 문제가 생기면 불이익을 볼 수 있어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박태완 사무관=공공기관에게 민간 수준을 기대하면 안된다. 발주자가 SW를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GS인증 제품을 구매해 달라고 찾아가면 오히려 GS 우선구매 제도에 부담을 많이 갖는다. 국산 SW는 제품 자체의 성능도 문제지만 유지보수 서비스나 커스터마이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다. 외산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공무원들도 국산 소프트웨어를 쓰고 싶어 한다. 먼저 SW 업체가 이같은 우려감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강=현재 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는 GS인증 제품에 대한 외산 제품들과의 성능 비교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GS인증 제품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발주처에 제도적, 기술적으로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 홍보만 확실하게 지원된다면 내년부터는 공공기관에서도 GS인증 우선구매 제도가 활성화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
△박=GS인증 제품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 사업에도 고려하고 있으며, 인식 확산도 어느 정도 정착된 상황이다. 우선구매 건수 하나 하나에 집착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조항을 명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정부는 전자정부 사업에 GS인증 SW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각 부처에도 GS인증 사용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사회=정부의 노력이 분명 엿보인다. 그런데도 GS인증을 받아도 안 팔린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효과적인 방법은.
△백=GS를 품질 인증이 아니라 프로세스의 인증으로 만들어야 한다. GS인증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나 구매 후 유지보수 등 문제가 있고 구매 전에도 여러 절차가 있다. 토털 프로세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김=공산품 품질 인증인 KS가 나올 때 정부가 품질 관리 운동을 했다. 그래서 KS가 급속하게 확산됐다. 길거리에 나가서 GS에 대해 물어봐라. 아무도 모른다. 정통부는 소프트웨어 품질 운동을 전개하고 여기에 대한 산물로 GS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 프로젝트 심사에 들어가면 좋은 국산 솔루션도 많다. 하지만 국산 솔루션을 구입했다가 회사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래서 제품보다 회사를 먼저 보게 된다. GS인증 제품은 물론 회사에 대한 보증(개런티)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작은 기업만 믿고 공공기관이 솔루션을 선택하기 어렵다.
△사회=GS인증 제품을 비롯해 전반적인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강=국산과 외산 SW를 비교해 보면 아직까지는 외산이 우위다.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외산이 100이라면 국산은 70 정도 된다. 물론 국산이 외산보다 우수한 분야도 있다. 긍정적인 것은 국산 SW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GS가 국산과 외산의 간격을 좁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국산 SW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할 점이 많다. 무엇보다 규모의 영세성에서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SW 업체가 나와야 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SW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나와야 한다. GS인증을 받은 업체들 중 가능성이 보이는 업체들이 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국산 SW를 많이 써야 한다. GS인증 우선구매 제도가 국산 SW 글로벌화를 앞당길 것이다. 공공기관의 역할이 큰 셈이다.
△김=오라클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운용체계(OS)에서 애플리케이션까지 토털 솔루션 업체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자본의 영세성에 따른 품질 저하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SW 분야 진출도 솔루션 업체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해법은 해외 시장이다. 누군가 주도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국내 SW가 표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GS인증사들이 공동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사회=GS인증 활성화를 위한 정부, 산업계, 학계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주체별로 GS인증 활성화에 대한 계획과 방안을 설명해 달라.
△백=한글과컴퓨터는 국민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면에는 한글과컴퓨터가 정부의 비호 아래 육성한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또한 존재한다. 그래서 정부에만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GS를 어떻게 프로모션할 것인가는 철저하게 업계의 몫이다. 대통령도 국산 SW 품질 인증인 GS의 조기 정착에 대한 기대감 높다. 내달 7일 GS인증사협의회 창립 총회를 계기로 GS 산업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조=GS인증사협의회가 SW 산업 구심체가 되겠다. SW 시장 품질 중심으로 바꿔가는 전환기다. 이에 맞춰 협의회 차원에서 우수 사례를 발굴해 포상할 것이다. GS인증사의 신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협의회에서 GS인증사를 개런티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 GS인증 받은 업체들이 솔루션 업체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고 이를 기반으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민간으로, 해외로 나가도록 하겠다.
△송=SW 업체들이 정부의 제도도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숟가락까지 떠주길 바라는 것은 업계에서 버려야 한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단가계약을 활용하면 좋다. 시장에서 단가 하락은 자업자득이다. 가격을 목숨같이 지키면 절대 단가 하락이 일어나지 않는다. GS는 플러스 요인이지 절대 요인은 아니다. 제품의 안정성을 갖고 고객이 OK할 때까지 잘해야 한다. 그래서 GS를 루이비통처럼 명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GS하면 명품. 그러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신=GS인증 제품이 없는 업체들은 소외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우선구매 제도의 강제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GS인증은 여러 가지 다른 신기술 인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품질인증 제도이기 때문이다. 신기술 인증은 기술의 품질과는 상관없이 새로운 기술이냐 아니냐만을 판단하는 인증 제도로 구매자들에게 혼동의 우려와 함께 품질 저하로 인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GS인증은 품질 자체를 엄격하게 검증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믿고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인증들과의 이같은 차이점을 확연히 구분지어야 한다.
사실 현재 GS인증 제도도 이미 프로세스에 대한 통합적인 인증이다. 다만 홍보 부족으로 그러한 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앞으로 GS인증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박=GS인증 우선구매 제도는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정통부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GS인증에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가장 큰 수요처인 전자정부가 GS를 인지했음을 의미한다. 제도를 처음부터 강제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찾아서 하겠다. 조금씩 조금씩 GS인증 SW가 확대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각 부처가 항상 먼저 GS인증 SW를 고려하도록 노력하겠다. 정통부는 모든 정부 부처가 GS인증 SW를 도입하는 것을 다각적인 차원에서 검토중이다. 각 부처별 지침에 GS인증 우선구매가 명기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업체도 가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한발 양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강=구매자 면책 제도가 있지만 그 실효성 때문에 실무 구매 담당관은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GS인증 제품 구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GS인증 제품 및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GS인증 제품의 도입 후에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GS인증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정비해야 하겠다. SI 업체들의 개발 업무 침범에 대해서는 대형 SI 업체는 SI 업무만을 해야하며, 자체 개발이나 용역 개발을 금지해야 한다.
△사회=GS인증이 국산 SW 품질 개선을 주도해 세계적 SW 업체가 한국에서도 나오길 기대해 본다. 글로벌 경쟁 시대인 만큼 국산 SW는 품질 개선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GS인증이 한국 SW 산업 발전을 주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리=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