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https://img.etnews.com/photonews/0512/051202025011b.jpg)
우리나라 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시청자의 미디어액세스권 실현을 위한 인프라 시설이 문을 열었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전국 최초로 개관한 시청자미디어센터가 그곳.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내에 건립된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의 연면적 1592평 규모에 일반 시청자와 장애인에 대한 미디어 교육과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을 위한 시설을 갖췄다.
멋진 현대식 외관의 시청자미디어센터 안으로 들어서면 1층의 뉴미디어체험관이 눈에 들어온다. 뉴미디어체험관은 △방송역사 △스튜디오 △디지털방송 △위성DMB △홈시어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시청자들은 다양한 뉴미디어와 부가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고, 뉴스 진행자가 되어 스튜디오에 앉아 방송을 진행해볼 수도 있다.
특히 관람객들은 데이터방송을 통한 TV노래방 서비스와 위성DMB 등 새로운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센터를 방문한 한 방송계 인사는 “디지털케이블, 위성DMB 등은 이미 상용서비스가 시작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음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홍보가 부족해 대다수 시청자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대시청자 홍보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층과 3층에는 디지털카메라교육실, 비선형종합편집실 등의 교육시설과 소형스튜디오, DVD제작실, 녹음실 등의 제작시설이 갖춰져 있다. 시설을 보면 소규모 방송국과 다를 바 없다. 국내 최초로 건립하고, 세계적으로도 시청자미디어센터에 대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어 건립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설을 갖춰야 할지 어려움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박준영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은 “지금까지의 방송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방송은 디지털화에 따른 양방향성이 증대되며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방송에 시청자, 특히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방송을 만들어가는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의 기대도 높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와 사회 민주주의가 발전했지만 시민이 요구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여건과 참여기회가 아직은 미흡했다”면서 “이번 미디어센터를 통해 시민이 알리고 싶어하는 것들을 제작해 방송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시청자가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가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제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방송으로 연계될 고리도 생겨나고 있다. 각 지상파방송에는 퍼블릭 액세스 채널을 통해 시청자가 참여할 공간이 있다. 이와 함께 향후 케이블TV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청자미디어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김영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지역 시청자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각 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방송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블방송과 지역민이 밀착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한편 개관식 행사는 한국농아인협회의 집회로 행사일정이 지연됐다. 시청자미디어센터 운영위원으로 농아인 대표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였다. 다행히 센터 측과 농아인협회 측이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해 행사가 시작됐다. 이는 바꿔 말하면 농아인들이 시청자미디어센터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도 될 것이다. 그 기대만큼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우리나라 시청자와 장애인의 방송주권 실현을 위한 진정한 장이 될지 주목된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