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각국이 차세대 로봇 연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의 뛰어난 차세대 로봇개발사업의 연구성과에도 불구하고 자금부족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EU집행위원회는 유럽연합(EU)국가들이 향후 로봇산업에서 미국, 일본, 한국과 경쟁하려면 로봇 연구개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자금부족 속 첨단로봇연구=유럽의 차세대 로봇연구를 이끄는 이탈리아 성안나고등연구원(SSAS) 파올로 다리오 교수는 최근 사람의 촉각을 그대로 재현한 `인공 손`(사진)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유럽집행위원회(EC)가 3년반 동안 180만달러를 지원한 인공 손은 악수를 할 때 상대방의 악력에 따라 힘을 조절할 정도로 정교하고 감자칩도 깨지 않고 쥘 수 있다. 또 실제 피부와 흡사한 소재로 외양을 만들어 외화 ‘600만불의 사나이’의 전자손을 실제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소측은 향후 2년내 장애인의 손상된 신체에 끼워서 진짜 손처럼 생체신호에 반응하는 인공 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인공손은 미국, 일본도 부러워할 기술수준이지만 아직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나 정부의 추가지원계획이 없어 상용화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로봇분야에 기초기술은 풍부하지만 일본, 미국에 비해 상용화는 항상 뒤쳐진 유럽 로봇연구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EU,본격지원 나선다=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범유럽차원의 로봇지원대책이 모색되고 있다. 지난 10월 유럽집행위원회(EC)는 SSAS의 인공손을 성공적인 유럽로봇 개발사례로 제시하고 유럽의 주요 로봇회사들이 안보, 우주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데 필요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향후 3년 동안 어드밴스드 로보틱스라는 새로운 로봇프로그램에 1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EC의 첨단기술 지원담당인 달스텔 소장은 “그동안 유럽의 로봇개발은 상용화보다는 학문적인 연구에 치우쳤다”고 비판하고 “무섭게 앞서가는 미국, 일본, 한국의 로봇산업과 경쟁하려면 보다 많은 자금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세계각국 연구 ‘본궤도’=전형적 EU의 로봇지원예산은 한 해 1억달러 수준이며 연구 분야는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는 로봇 ‘하이드라(Hydra)’나 장애인용 인공손 등 전형적인 로봇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 왕국인 일본은 인간형 로봇개발을 목표로 올해 1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한국도 로봇 연구에 국가적인 지원을 크게 늘려 연간 8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은 연간 5억달러를 로봇연구에 쓰는데 주로 무인 항공기, 자동차 등 군사용 목적에 집중하고 있다. 다리오 박사는 유럽로봇산업의 최대약점은 차세대 로봇분야에 뛰어드는 대기업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럽에서 차세대 로봇기술이 개발돼도 과실은 일본, 한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EU의 25개 회원국은 전세계 로봇 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