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벤처산업 10년에 대한 小考](https://img.etnews.com/photonews/0512/051207013221b.jpg)
벤처기업협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벤처산업정책의 싱크탱크를 자임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여 온 협회를 되돌아보니 감회가 자못 남다르다.
95년 당시 우리경제는 노동집약형의 산업구조를 지식정보산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된다는 요구가 일고 있었으며 지금은 일상생활이 돼버린 인터넷도 이 해에 상용화가 시작됐다.
당시 지식정보산업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위한 생태계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당시 메디슨 이민화 회장이 중심이 돼 10여명의 오피니언 리더가 자리를 같이 하면서 벤처 생태계의 밑그림이 만들어졌다. 코스닥시장·스톡옵션·기술담보제 등 벤처생태계의 대부분을 아우르는 특별법을 입안하기 위한 준비들을 차례차례 조성했던 것이다.
IMF라는 국가적인 위기와 명퇴·조퇴로 인해 희망을 찾기가 어려울 때, 젊은 창업가들의 석세스 스토리가 사회적으로 과도한 집중을 받았으며 벤처의 ‘성공신화’가 ‘벤처불패’로 이어져서 결국 ‘벤처버블’로까지 확산되는 피해를 야기했다.
벤처버블이 극에 달했던 당시 2834라는 코스닥지수가 만약 1500 쯤만 갔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지수 2800을 현실로 받아들인 공학도 출신의 경영자들은 경험하고 학습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에 경영 판단 미스를 일으켰고 오늘까지도 그 후유증과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통한 학습은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나긴 조정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올해를 ‘벤처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다시 힘찬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현재 코스닥 지수가 740선을 돌파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 들어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1000여개에 불과하던 벤처기업은 벤처붐 당시 2만여개까지 늘었다가 기술성과 사업성이 어느 정도 걸러진 지금은 9300여개의 벤처기업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000억 벤처클럽’의 회원사도 70여개며 이미 GDP 4% 선을 국내 벤처산업이 담당하고 있을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다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듯이 안타깝게도 어려운 경제여건을 이겨내지 못한 일부 벤처기업인의 분식회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협회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윤리경영 확산사업을 더욱 강화해 벤처기업들이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건전한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전과 달리 몇몇 분식사건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수가 더 상승한 것은 시장의 체력이 강화된 결과일 것이다. 이제 일부의 잘못이 전체의 잘못인 양 매도되어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는 없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협회는 창립 10주년 행사를 통해 그간 정책개발의 주도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향후 10년 우리경제에서 벤처기업들이 일으킬 경제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회원사들을 위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회원사들이 회계투명성 제고를 통한 윤리경영을 도입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영교육 및 컨설팅 사업과 상대적으로 벤처기업들의 취약부분인 해외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초 협회는 오는 2010년까지 우리 벤처기업들이 대한민국의 GDP 10%와 200만명 고용창출을 이룰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포부와 청사진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애정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hjcho@b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