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반자(다국적기업)]인터뷰

◆신박제 외국기업협회장 겸 IT글로벌 CEO 포럼 의장  

 “국내 경제 활성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수동적 수용자가 아닌 적극적 개척자가 되겠습니다.”

 신박제 필립스전자 사장(62)은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이라는 말로 글로벌 기업의 역할을 압축했다. 신 사장은 ‘외국기업협회’ 회장과 ‘글로벌 IT기업 CEO 포럼’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국내 글로벌 기업을 대표하는 사실상 ‘맏형’인 셈이다.

 “먼저 협회와 관련해서는 이익·압력 단체로 투자·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을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정부 고위 관료와 직접 대화 채널을 강화하며 선진 경영기법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신 회장은 또 “글로벌 CEO 포럼은 7개사가 신규로 참여해 32개로 회원사가 늘었다”며 “본사 최고 책임자를 초빙해 국내 IT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기술과 표준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IT기업은 IT산업의 높은 초기 기술 장벽을 완화하고 국내 기술 발전의 여건을 마련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과거 전화 교환기에서 인터넷 장비·반도체 시스템까지 기술 집적이 요구되는 장비와 시스템의 수급을 통해 기술과 산업 발전의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은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서 전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일구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며 “일부 외국 투기 자본과 달리, 자본·노동·기술의 결합체로 직접 투자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도 경영을 둘러싼 기업 환경에는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불합리한 규제가 다수 잔존하고 있습니다. 언어와 각종 편의시설 등 전반적인 기업 환경이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상황입니다. 불안정한 노사 관계, 경쟁력이 있는 산업클러스터의 부재, 높은 물류 비용과 값비싼 산업 용지 등 여러 제도적 요인도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신 회장은 “우리나라가 속한 동북아 경제 규모는 세계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한·중·일 3국에 유럽연합의 4배가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면서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이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물류·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동북아 경제권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 공략하는 한편 제조업을 지원하는 물류·금융·서비스업 투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영의 경쟁력과 관련해 “효율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경영의 단계마다 효율성을 우선하지 않으면 투자와 이익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에서 퇴보는 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효율성이 전제된다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 발굴에 국내 기업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빼 놓지 않았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