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보유한 차세대 이동통신 특허기술 공유 방안을 놓고 중소 휴대폰 업계와 ETRI가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중소 휴대폰 제조사들은 외국기업들의 2세대 유럽형이동통신(GSM) 분야에 대한 특허공세를 3세대 표준기술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ETRI 특허공유’를 제안하고 있으나, ETRI 측은 이 같은 요구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소 휴대폰 제조사들은 최근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등 관련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별 기업에 대한 특허 전용실시권 부여 방안으로 ETRI가 보유한 특허활용 방안에 관한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바 있다. 본지 12월27일자 3면 참조
◇ETRI특허 공유방안=중소 제조사들은 2세대 GSM 대응특허를 갖지 못한 상황이지만 3세대 표준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하는 등의 방안으로 특허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조사 주장에 따르면 특허출원 및 유지비용 등 특허공유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은 기업이 부담하고, 대신 국가연구기관은 50%의 지분을 보유한다.
다만 국가연구기관은 중소 GSM 휴대폰 기업이 외국기업들로부터 특허공격을 받아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이 필요할 경우, 동의를 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또 개별 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거둬들이는 로열티는 지분비율에 따라 나누고, 국내 기업끼리는 해당 특허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상반된 주장, 팽팽=GSM휴대폰 제조사들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ETRI가 보유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미출원 국가에 한해 중소기업에 사용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 관계자는 “ETRI가 보유한 특허는 200여 국가 중 미국·일본·중국 등 일부에만 출원돼 왔기 때문에 상당수 국가에서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특허권이 포기돼 왔다”며 특허활용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TRI 측은 이에 대해 아직 제조사와 협의해 본 적이 없으며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ETRI 관계자는 “4건의 3세대 기술은 핵심기술”이라며 “그러나 특허출원 시기가 많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 일부 미출원국가에 출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PCT특허 출원 시기도 지났다”며 “하지만 공식적인 요구가 있을 경우, 효과적으로 특허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ETRI는 현재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ETSI)에 표준으로 등록된 총 964건의 3세대 이동통신(UMTS) 표준 특허 가운데 4개의 특허를 보유중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