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SW사업 계약조건 마련과 활용

[열린마당]SW사업 계약조건 마련과 활용

 지난 9월 29일, 징검다리 추석연휴를 하루 앞두고 정보통신부가 SW산업계에 의미 있는 한가위 선물을 안겼다. 수년간 SW산업계의 숙원사업으로,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SW표준계약서를 업계의 요구사항과 SW산업 특성을 고려해 재정경제부 회계예규인 기술용역계약일반조건에 반영한 것이다. SW산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커다란 기쁨과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다.

 공공 부문은 SW산업의 특성상 SW사업을 영위하는 SW사업자에게는 시장진출 및 자사제품의 레퍼런스 사이트 확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발주기관과 SW사업자 간에 SW사업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표준계약서가 없어 그동안 SW사업을 수행하면서 계약 후 많은 문제와 분쟁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피해가 SW사업자에게로 전가되는 일이 빈번한 것이 업계의 현실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이번 기술용역계약일반조건에 포함된 SW사업계약조건은 SW사업 수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SW사업의 성격상 빈번히 발생하는 과업내용 변경에 대해 기준을 정하고 이에 대한 식별방법과 변경절차를 계약조건에 명문화함으로써 발주기관이나 SW사업자가 합리적으로 과업내용에 관한 변경을 관리하고 대가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리고 그동안 일방적으로 발주기관에 주어져 왔던 SW 지재권의 귀속문제를 계약당사자가 상호 협의하에 결정하게 하는 한편, SW사업자가 지재권 확보를 통해 개발한 SW에 대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명시함으로써 SW재사용의 기틀을 마련하고 동시에 기업의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그뿐만 아니라 하자보수나 유지보수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하자보수기간과 개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분쟁의 소지를 없애고 SW기술자가 필요 시 발주기관의 작업장소 외 다른 곳에서 근무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시함으로써 효율적인 인력투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하도급 시 발주기관의 승인 및 하도급표준계약서 채택을 통해 명확한 하도급 거래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비로소 SW산업이 용역사업에서 지식기반산업으로의 진화를 향한 힘찬 첫발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SW사업자는 더는 과업내용 변경으로 전전긍긍하지 않고 발주기관과 협의해 변경내용을 합리적으로 사업에 반영, 좀더 효율적이고 최적의 시스템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재권을 합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공공 부문에서 축척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SW사업계약조건을 발주기관과 SW사업자가 머리를 맞대 얼마나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인 뒷받침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SW사업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기준이나 감사기관의 감사기준에 대한 인식 전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진정으로 SW사업계약조건 제정의 취지가 살아나고 정부가 주창한 SW강국으로의 진입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반조건을 보완·수정해 이번에 반영하지 못한 지체상금 부과대상과 손해배상한도 부문에 대한 발주기관과 SW사업자 간의 합리적인 의견접근도 이뤄져야 할 것이며, 나아가 용역이나 서비스 성격이 아닌 SW산업 고유의 성격을 반영한 독립된 회계예규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끝으로 ‘SW사업 제안서보상제도’나 ‘SW사업제값받기’ 차원의 업계 건의사항들도 추가적으로 제정될 것으로 확신하면서 다시 한번 SW사업계약조건 제정을 위해 지난 수년간 힘써온 업계 실무진, 정통부 및 재경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

 한국SW산업협회 최헌규 회장 hkchoi@dao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