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공식 깨진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해외 선 서비스를 추진 중인 게임업체 현황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한국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로그소프트·아라곤네트웍스 등 중소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그간 관행처럼 진행돼 오던 국내 선 서비스를 포기하고 아예 처음부터 해외시장 서비스에 나서는 사례가 늘면서, 국산 온라인게임의 ‘선 국내서비스, 후 해외 공략’ 공식이 깨지고 있다. <표 참조>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신작 범람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흐름에 엠게임·윈디소프트 등 중견업체까지 가세할 움직임이어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탈 한국시장’ 흐름은 올 한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엔로그소프트(대표 김록윤 www.n-logsoft.com)는 국내 비공개테스트 중인 전략시뮬레이션게임 ‘DAL(Darkness and Light)’을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에서 올 여름 국내보다 먼저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미 동남아 최대 퍼블리셔인 아시아소프트와 계약을 하고 이달 말 태국에서 대규모 제작 발표회를 가질 정도로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록윤 엔로그소프트 사장은 “지난해부터 거액을 투입했지만, 국내 시장에서 실패하는 게임들이 속출할 정도로 한국시장은 그야말로 ‘레드오션’이 돼버렸다”면서 “대형 퍼블리셔 중심의 획일화된 서비스 구조도 이런 선택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샤인온라인’으로 국내시장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아라곤네트웍스(대표 박준서 www.aragon.co.kr)도 차기작 ‘피에스타온라인’을 앞세워 해외시장부터 뚫고 나섰다.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게임이지만 벌써 미국에서는 아웃스파이크 사와 계약이 완료돼 오는 6월 현지에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 양순영 부사장은 “국내시장은 너무 터프해서 작은 개발사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할 뿐더러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며 “차라리 게임성과 완성도, 흥행으로 승부거는 해외시장에서 우선 평가받으려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겟엠프드’로 큰 성공을 거둔 윈디소프트(대표 이한창 www.windysoft.net)는 일본에서 메가히트를 기록한 게임 ‘열혈시리즈’를 온라인게임화한 ‘열혈고교온라인’을 연내에 일본부터 서비스한 뒤 한국에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엠게임(대표 권이형 www.mgame.com)도 현재 개발 중인 4∼5종의 신작 가운데 최소 한두 편은 일본·중국 등에서 국내보다 먼저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잡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