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완]`홈 디지털 시네마` 세상이 온다

1895년 세계 최초 상영영화인 ‘기차의 도착’이 사운드 없이 흑백화면으로 상영됐을 때, 관객들은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만으로도 기차가 자기에게 달려와 덮치는 듯한 느낌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당시는 움직이는 영상을 화면으로 보는 것만으로 영화 장면이 현실인 것처럼 착각한 것이다. 영화 관객들은 스토리나 반전의 구성보다 장면의 리얼리티나 정서를 자극하는 생생한 영상에 더 큰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미국 남부의 광활한 풍경이나 ‘서편제’의 남도 풍경 등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자신이 자란 시골의 정감어린 풍경을 보는 것처럼 아련한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오늘날 상영관의 환경과 영상 콘텐츠의 제작 수준은 이들 영화가 개봉될 당시보다 진화되어 관객들은 높은 수준의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다. IMAX영화관 같은 첨단 시설물은 물론, 3D기술을 이용한 입체영화까지 등장, 생생한 영상세계로 이끌고 있다. 영상 표현 매개체인 디스플레이는 첨단 IT와 콘텐츠의 진화와 함께 발전해 왔으며 SD, HD급이 주류인 방송인프라나 영상 콘텐츠보다 앞서 진화하고 있다. 또 최근 고화질 대형 평판디스플레이의 보급은 가정에서도 새로운 영상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가능케 한다. 단지 ‘화면을 본다’는 수준에서 보다 선명해진 화질과 대화면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야를 뒤덮는 초대형 화면과 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초고해상도, 3차원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로 보다 생동감 있는 리얼리티를 전달해 ‘화면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임장감(臨場感)’을 주는 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대형화는 현재 100인치 수준까지 실현됐으며, 시야를 완전히 뒤덮는 수준의 초대형화로 진화할 것이다. 가정의 벽걸이나 스탠드 TV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벽 한면을 차지,인간의 시야각을 커버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임장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고해상도의 실현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디스플레이는 풀HD급 2백만 화소(1080×1920) 뿐만 아니라 8백만 화소(4069×2160) 액정 디스플레이까지 개발되어 풀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디지털 시네마급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시네마보다 4배 이상 선명해 ‘수퍼하이비전’급에도 대응이 가능한 3천 3백만 화소(7680×4320) 디스플레이까지 개발될 전망이다. 액정디스플레이는 방송 스튜디오 카메라의 CCD(Charge Coupled Device) 감도(1만:1)를 넘는 메가콘트라스트(100만:1) 제품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영상 시인성(視認性)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기존 방송이나 영상표현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두 눈의 시각 차이를 이용한 현 3D 기술을 뛰어넘어 리얼 3D 영상을 3차원 공간에 표현하는 홀로그램과 같은 디스플레이까지 상용화된다면 ‘내가 실제로 보고 직접 경험하는’ 완벽한 임장감을 느낄 것이다. 가정에서도 디지털 시네마 수준의 실감나는 영상환경을 만들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홈 디지털 시네마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생산기술, 재료, 제작법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형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비용 혁신이 가능한 생산기술과 플라스틱이나 유기TFT 등 신재료를 이용한 플랙시블 디스플레이 기술 등과 더불어 디스플레이 주변을 보강하는 부품들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설치면적이나 설치장소의 제약으로 용도를 확대할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박형, 경량화에 대한 연구도 지속해 평면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더욱 살려 나가도록 혁신을 거듭해야한다.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 sw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