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실적 `드림 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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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을 ‘드림 어닝(dream earning)’이라고 자평한 삼성전자가 4분기에는 어떤 성적표로 연간 실적을 마감할지 국내외 투자자와 경쟁사의 이목이 집중됐다. 2분기 9000억원대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액(본사 기준)을 2조70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4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시전문가들은 주력 제품인 D램의 가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휴대폰·TV 등 주요 품목의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4분기 영업이익액이 1조원대로 다시 내려앉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초 삼성전자 경영진이 세운 ‘연간 영업이익액 6조원 방어’라는 내부 목표가 4분기 절체절명의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4분기, 매출은 느나 이익은 줄듯=반도체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D램 가격이 10% 이상 하락해 9000억원대까지 올랐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액이 8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윈도비스타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의 부진으로 좀처럼 수요는 늘지 않는데 공급 과잉 상태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성수기에 들어선 휴대폰은 3분기 4200만대에 이어 4분기에는 5000만대 안팎으로 판매량이 늘겠지만 사업자들의 단가 인하 압력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액은 다소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보르도’로 대변되는 LCD TV 사업도 연간 1200만대라는 작년 대비 2배의 판매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지만 패널의 공급부족과 가격인상,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이익률은 떨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LCD 부문은 8세대 라인 본격 양산에도 불구하고 수요 강세가 당분간 이어져 전체 이익액 하락을 방어하는 효자 노릇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16조원대에서 18조원대로 늘겠지만 시황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확실한 체질 개선, 포트폴리오 바꿔야=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이뤄낸 누적 영업이익액은 4조1600억원.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액 목표인 6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1조9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거둬들여야 하고 이를 위한 공격적 행보와 비용 절감의 노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이미 휴대폰도 해외 생산비중이 50%를 넘어서 본사 기준이 아닌 해외 법인을 연결해 달러화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3분기 실적부터는 주요 사업의 해외 연결기준 이익액을 제시했으며,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해외 업체와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반도체가 연결 기준으로도 여전히 1조원의 영업이익액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2분기 깜짝 실적의 주역인 LCD도 35%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2004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여기에 LG필립스LCD 등 경쟁사가 공격적 증산에 나서고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글로벌공급망관리(SCM), 모듈 단위의 부품 소싱 등으로 전환해 원가혁신을 이뤄낸 것처럼 사업마다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시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D램 비중을 낮추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