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10년` 꿈꾸는 중국 증시

`황금 10년` 꿈꾸는 중국 증시

 “거래가 시작되는 오전 9시30분 이전에 자리를 잡아라.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한다.”

 지난 11일 오전 중국 상하이 양핑로에 위치한 궈타이준안증권 객장에서 만난 현지 투자자 장티에(45)씨의 말이다. 마치 80년대 우리나라 시외버스 대합실 수준의 어둡고 좁은 객장에 마련된 고객용 의자는 모두 120여개.

 뜨개질을 하며 시세판을 끊임없이 쳐다보는 주부들과 주식투자 무용담을 쏟아내는 40대 남자들, 주문용 단말기로 왔다갔다 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노인 등 이른 아침부터 객장을 꽉 메운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열풍은 이처럼 극성스러웠다.

◇버블, ‘걱정없다’ = 지난 8일 중국은 올들어 10번째로 시중은행간 지급준비율을 종전보다 1%나 높은 14.5%로 상향 조정했다. 조정폭만으로 보면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중국 당국의 강력한 유동성 긴축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하지종합지수는 10일 1.38%나 상승했다. 최근 중국증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현지에서 만난 증권사 대표와 애널리스트는 물론이고 한국 증권사 관계자 모두 2008년 이후 중국 경제 성장과 증시의 동반 성장을 의심치 않았다. 하이통증권 우슈쿤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지난 4년간 10% 이상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기업들의 성장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정부의 잇따른 친기업적인 정책들이 향후 증시의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중국증시 거품 논란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증권법과 회사법이 개정된 데 이어 A주식시장에 투자가 가능한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의 투자한도가 현행 1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됐다”며 “홍콩이나 해외에 상장됐던 기업, 특히 국영기업들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아지는 등 증시 발전 모멘텀 재료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 황금10년, 확신 = 현지 증시 전문가들의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도 역력했다. 오는 2010년 상하이 엑스포와 이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부 개발 등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 경제의 부진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수출 외에도 내수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 또한 중국 경제와 증시의 버팀목으로 기대했다.

 한화증권 상하이사무소 최영진 소장은 중국증시 발전에 큰 의미를 갖는 중국 정부의 각종 제도 정비를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비유통주식 유통화 개혁 정책을 통해 그동안 묻혀있던 우량한 자산들이 유통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주식시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초 중국의 한 증권사 시장전망 설명회에 갔다가 ‘중국증시 황금 10년’이란 큰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는 최 소장은 “ 중국은 오는 2020년 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맞아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로 세계 최강의 중산층 사회를 이루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상하이사무소의 김국영 소장도 “중국 자본시장 개방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 증권사 등에 기회가 많을 것”며 “미래를 대비해 이들과 네트워크(꽌시)를 맺어야 향후 중국 자본 시장 진출 및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천겅 쿼타이주안증권 사장

 “은행 예금에서 증시로 투자되는 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정부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더라도 이런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천겅 쿼타이주안증권 사장은 향후 중국 증시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 아직은 제한이 있지만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외국자본의 중국 유입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며 “이 또한 증시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겅 사장은 중국 2개 기업이 한국 증시에 상장한 것과 관련, 양국간 자본 및 증시 교류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에 비해 국제화 수준에서는 한 발 앞서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전제한 뒤 “중국 증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의 선진화 된 금융시스템은 인정하지만 중국의 발전속도가 빨라 조만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상하이(중국)=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