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의 3차원(3D)지도 업데이트가 유료화된다. 내비업계가 평면지도에서의 실패를 3D지도에서 만회할 수 있을 주목됐다.
◇팅크웨어 유료 선언=팅크웨어(대표 김진범)는 3D지도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K2’를 내놓고 연간 2만원의 지도 업데이트 비용을 받는다고 26일 밝혔다. 3D 전자지도가 들어간 내비게이션의 가격 상승이 이슈가 되면서 나온 처방이라 눈길을 끈다. 팅크웨어가 내놓은 전략은 초기 가격은 낮게 책정하되 그동안 무료로 제공해왔던 유지·보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팅크웨어가 내놓은 3D 단말기의 가격은 54만9000원. 800㎒ CPU에 8Gb 메모리를 탑재하고 3D가속칩을 다는 등 이전 단말기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4.8인치로 화면이 작아진 것을 감안해도 기존 단말기보다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이다. 당초 3D지도가 공개되면서 업계가 15만원 안팎의 가격 상승을 점쳤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값이다.
◇환영하는 업계=업계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한 내비업계 관계자는 “지도 업데이트를 무료로 해주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입을 뗐다. 미국은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지도를 업데이트 하려면 1회에 150불 안팎의 비용을 내야한다. 우리나라보다 물가수준이 낮은 중국도 5만원 가량 비용을 청구하는데 그동안 우리나라 내비게이션 업계의 무료 정책이 오히려 기형적이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팅크웨어의 유료화 선언이 내비게이션 업계가 오랜 숙제를 풀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기존의 2차원(2D) 지도를 갖고는 유료화하기 힘들었던 면이 있지만 3D지도라는 새 상품으로 인식을 전환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3D지도를 구축하는 데 들어간 방대한 비용을 생각하면 유료화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김병수 파인디지털 이사는 “앞으로 국토의 세밀한 부분까지 3D화 하는데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를 업체만 떠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착 여부 관심=팅크웨어의 전자지도 업데이트 유료화 선언이 첫 시도는 아니다. 엠앤소프트의 ‘지니’가 2006년초 1년에 2만원의 비용을 받은 유료화를 도입했다. 그러나 유료 업데이트 풍토가 정착되지 못하고 6개월만에 무료로 전환됐다. 유료화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인 인식과 다른 업체는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를 왜 돈을 내고 해야하느냐는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위 업체인 팅크웨어의 시도라는 점에다 경쟁사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표 시터스 사장은 “초기의 반발과 저항은 어쩔 수 없겠지만 내비게이션 산업 발전을 위해 필연적인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엠앤소프트, 시터스, 파인디지털 등 전자지도 사업을 하는 내비업계는 당분간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며 앞으로의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