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단 정전사고 근본대책 수립 시급

 

국내 최대 석유화학업체가 밀집된 여수국가산단에서 최근 정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여수지사 등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지난 2004년과 2006년에도 정전사고가 일어나는 등 최근 4년간 5차례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산단은 에너지·화학업종의 생산시설이 집약돼 국가보안등급 ‘가’시설로 분류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정전사고가 2년에 한번 꼴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날때마다 뚜렷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책임 소재와 피해 규모를 놓고 기관과 업체 간 책임공방이 벌어지는 일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장치는 단 1초의 정전에도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다며 이 같은 정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복선으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수산단은 여천·화치·용성·여수화력·호남화력발전소 등 5곳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지만, 모든 선로가 단선으로 이뤄져 이들 선로 중 단 한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산단 전체공장의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2006년 사고 이후부터 집중 제기돼 오고 있으나 송전선로의 복선화에 대한 막대한 비용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국가산단 전력선로의 복선화가 정전사고의 해결책이지만 수 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예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관계 당국에서 아직까지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전사고 이후 피해 보상과 책임소재를 놓고 매번 소모적인 실랑이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하룻만인 지난 4일 여수를 찾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방재센터 설치 등 정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해서라도 다시는 정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단에 들어가는 전력선의 복선화 등 정전방지 대책을 반드시 찾을 것”을 산단공 등 관계기관에 주문해 향후 어떤 대책이 마련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한국전기안정공사·한전, 업체 관계자 등으로 공동조사반을 구성해 정전사고 원인 및 피해상황을 파악해 발표하기로 했으며 전남 여수시의회도 별도의 특별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사고원인을 파악한 뒤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

 

<여수국가산단 주요 정전사고 일지>

◇2006년 4월7일 : 여수화력 정비를 맡은 한전기공 직원의 부주의로 정전사고 발생, GS칼텍스 등 5개 업체 생산공정 중단

◇2006년 5월2일 : LG석유화학 NCC공장에서 변압기 지락 정전사고로 공장가동 전면 중단

◇2006년 5월31일: GS칼텍스 여수공장과 삼남석유화학여수공장, LG화학 SM공장 등 3개업체 가동 중단으로 120여 억원 피해액 발생

◇2008년 5월3일 : 한화석유화학의 낙뢰 충격 보호장치 2개 파손으로 정전사고 발생, 한화석유화학·여천NCC 등 10개업체 100억 원 피해 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