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체들이 영어·한자 등 교육용 게임을 잇달아 서비스하면서 에듀테인먼트 열풍이 불고 있다.
오프라인 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또 게임을 하는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관심도 많다.
NHN·한빛소프트·엠게임 등 메이저 게임 퍼블리셔가 영어 회화와 한자 등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 서비스에 앞다퉈 나서, 올해 교육용 게임 시장이 개화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교육용 게임’ 게임사에 일거양득=우리 사회에서 게임은 아이들의 전유물이고 자녀의 교육에 이롭지 않은 비생산적인 콘텐츠로 비친다. 장·노년층이 인터넷과 컴퓨터를 더욱 쉽게 접하는 동기가 되는 웹보드 게임은 ‘사행성’ 이슈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은 ‘게임 과몰입’으로 게임의 긍정적인 기능은 축소되고 부작용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 업체들이 교육용 기능을 강화한 게임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인식을 전환하며 수익까지 창출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인기 댄스게임 오디션을 서비스한 김기영 한빛소프트 사장은 오디션 캐릭터를 활용한 영어학습 게임 ‘오디션 잉글리시’를 내놓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 사장은 “오디션 잉글리시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서비스 일정을 앞당겼다”며 “나도 학습 효과를 보고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
정욱 NHN 한게임 그룹장은 “그동안 국민의 게임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했지만 시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우리 생활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어떤 게임을 개발해야 할지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정 그룹장은 “고민의 결과가 바로 기능성 게임”이라며 “테트리스도 정신적 외상을 입은 직후 하면 나쁜 기억을 지우고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게임 줄 이어=최근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의 ‘오디션 잉글리시(www.audition english.com)’는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임이다. 인기 댄스게임인 오디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TV시트콤을 보는 듯한 코믹한 에피소드를 보고 듣고 따라하며 자연스럽게 영어 말하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게임이 서비스되자 일반 사용자도 만족감을 나타냈고, 특히 영어강사들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한자공부도 이제 온라인 게임으로 하면 쉽다. NHN(대표 최휘영)은 지난해 에듀플로(대표 김성우·박광세)가 개발한 한자교육게임 ‘한자마루’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1분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한자마루는 한자의 부수를 모아 글자를 만들도록 유도하며 다시 단어를 만들면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 NHN은 2만6000여명의 유저가 참가한 가운데 2주간 진행한 1차 테스트 결과, 한 시간에 평균 13개의 한자를 체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서비스 중인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SRPG) ‘라피스’를 통해 ‘천자문 카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한자 카드를 수집하는 형태로 회색·녹색·파란색·붉은색·검은색 등 5종류로 구분된 천자문에 해당하는 1000장의 카드를 모아 훈장님(NPC 보조캐릭터)을 찾아가야 한다. 훈장님이 내주는 천자문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게 되면, 게임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특별한 강화석 아이템을 선물로 받는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에서 서비스하는 푸드포스는 UN 세계식량계획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세계 기아문제 및 가난과 재해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 구호활동을 게이머들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 푸드포스는 교육적 성과를 인정받아 현재 세계 각국에서 자국 언어로 보급될 정도로 콘텐츠의 완성도도 높다.
현실과 거의 유사한 정치, 경제 시스템을 선보인 엔도어즈의 군주 온라인은 지난 2004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특강 교재로 사용됐으며, 2006년에는 중앙대학교의 위정현 교수가 군주 온라인과 거상을 ‘경영 전략론’과 ‘기술 경영론’의 수업 교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