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단말기 `제살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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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이 약 18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체들이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등 판매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업체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올해 일부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증을 받은 하이패스 단말기는 62개 모델에 이른다. 적외선 방식 18개와 주파수 방식 44개며, 이들 제품을 개발·공급한 업체는 18개사다. 도로공사는 올해 추가로 20개 모델에 대한 인증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증을 신청한 업체 13개사 가운데 4곳은 새로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 업체다. 따라서 연말이면 22개사에서 개발한 80종이 넘는 하이패스 단말기가 시장에 뿌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업체 간 판매경쟁이 심화하면서 평균 10만원대를 유지하던 단말기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 S사의 하이패스 단말기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4만5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S사의 제품도 6만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하이패스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하이패스 단말기의 순수 제작원가가 4만5000원 정도”라며 “여기에 개발비와 판매비용만 더하더라도 최소 7만원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결국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제살깎기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올해 일부 업체는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며 AS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하이패스 시장이 커지면서 단말기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올해 3개 업체 정도가 단말기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패스 단말기는 통신 기능의 에러와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 카드가 빠지지 않는 등 AS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말기 업체가 돌연 판매를 중단하면 AS의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업계는 경고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