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으로 운영중인 ‘과학문화연구센터’가 연구지원과제를 센터 관련 교수들에게 몰아주고 있다. 서부권센터는 3∼4년 연속으로 같은 연구자가 과제를 수주해 공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7일 과학 및 교육계에 따르면 서부권 과학문화연구센터는 올해 공모한 7개 중점과제 중 연구자 2명에게 4년째, 1명에게는 3년째 연속으로 과제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는 지난 2007년 7개 과제 중 4개, 2008년 10개 과제 중 4개, 올해 7개 과제 중 3개 과제를 동일한 연구자가 계속 수주했다. 연구자 중에는 과제 선정을 책임지는 서부권 센터장과 운영위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올해 공모과제 1차 평가에는 서부권 센터 운영위원인 교수 2명이 과제 평가자로 참여, 센터장과 다른 운영위원이 신청한 과제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부권 센터 이외에 다른 과학문화연구센터도 센터장이 연구과제에 응모, 이와 유사하게 선정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는 센터가 지방과학문화 확산 거점 역할을 해야하는데도 사실상 과제를 독식, 다른 학교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계 한 연구자는 “센터장이 자기가 주관하는 프로젝트에서 지원금을 받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비용은 얼마 안되지만, 이런 식으로 지원금이 눈 먼 돈으로 활용되고 있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과제 심사에 참여했던 교수는 “연구센터가 3년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련있는 주제를 모으다 보니 연구자들이 중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신청과제 7개 중에서도 4개를 제외하면 센터가 내건 주제와 거리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박영숙 과학기술문화과장은 “(교과부에) 총괄적인 지도감독 권한은 있지만, 큰 방향만 정해주고 구체적인 집행은 창의재단에서 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올해부터 사업예고를 하라고 했고, 사업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내년부터는 다른 곳이 지정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창의재단 관계자도 “서부권의 경우 과학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진행해왔고 이 분야 연구가 한정돼 있어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공모기 때문에 주제에 맞게 신청하면 항상 열려있다”고 해명했다.
과학문화연구센터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증진과 학제간 연구 증진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지정된 것으로, 현재 서부권(전북대)·수도권(서울대)·동부권(포항공대) 3개 거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각 센터는 연간 1억원의 정부 지원예산으로 운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