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대회 유치 했지만…"

 국내 과학관련 학회가 과학기술 부문 국제 대회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정부 지원은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화학회(회장 윤민중 교수)는 2015년 세계화학회(IUPAC) 총회 및 학술대회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세계화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 총회 및 학술대회로 세계 화학 분야 석학과 학자 등 4000 여명이 참석한다.

 존 W. 조스트 세계 화학회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입국,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와 킨텍스 등을 방문, 현장 조사를 착수했다. 세계 화학회 현 회장이 고려대 명예교수인 진정일 교수인데다가 2015년 바로 직전에 개최되는 2013년 총회 개최지로 유럽지역인 터키가 유력한 만큼 대륙안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한화학회 측은 “늦게 유치활동에 뛰어들었지만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유치 성공률이 프랑스 등 타 경쟁국에 비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유치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행사 개최지는 오는 8월 스코틀란드 글래스코에서 개최되는 2009년 총회에서 결정된다.

 대한수학회(회장 김도한)는 수학자들의 최대 축제인 ‘국제수학자대회(ICM: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의 2014년 대회 한국 유치에 성공했다.

 국제수학자대회는 4000여명의 수학자가 모이고 개막식에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개최국 국가원수가 수여하는 전통있는 행사다.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며 동반가족을 포함해 6000명 정도가 방문하는 기초과학 최대의 국제학술대회다.

 국내 학회가 대내외적으로 높아진 우리나라 과학기술 위상을 바탕으로 국제 대회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정부 지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간 3억원에 달했던 국제 학술대회 개최 지원금은 총 20개 행사에 나눠 지급돼 행사당 1500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올해는 전액 삭감됐다. 지자체 등이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최대 지원금이 1억원 정도여서 국제대회 전체 개최 비용인 10억원에는 크게 모자란다.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윤호식 학술지원팀장은 “세계적인 국제학술대회를 국내에 유치하는 것은 국가 위상 제고 뿐만 아니라 세계 석학과의 교류, 컨벤션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타 국은 유치 단계부터 지원하는 반면 국내는 유치 지원금은 고사하고 개최 지원금 마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