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이 2주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불참 동료를 겨냥한 괴롭힘 사례가 확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신고 사례가 늘어나자 회사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파업 관련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상호 존중 원칙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내며 피해 직원 보호에 나섰다. 하지만 유사한 사례 신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임직원 대상으로 “파업 참여 여부에 따라 상호 따돌림, 언어 폭력, 협박성 발언 등 동료 간 신뢰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파업 참여 여부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할 문제이며, 어떤 경우에도 비난이나 차별, 위협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블라인드 채널에도 파업을 강요하는 조합원들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직원은 게시글에서 “뒤에서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라고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제발 저한테 와서 왜 참여 안 하냐는 강요까지는 안 해주면 좋겠다”면서 “파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마음도 존중하지만, 저 외에도 파업까지는 참여하지 않으려는 분들께 집단 비난과 강요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니 사실 많이 두렵다”고 밝혔다.
심리적 압박을 넘어선 노조원의 불법행위도 논란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초 파업 기간 중 품질 담당자가 아님에도 생산 현장에 무단출입해 조업을 방해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삼성바이오는 해당 노조원이 업무 권한 없이 타 부서 공정 구역에 진입해 임의로 감시 활동을 벌이며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단순한 쟁의 활동을 넘어선 명백한 직무 범위 일탈이자, 고유한 경영권·시설 관리권을 침해한 중대 위법 행위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과 표준작업지시서(SOP)에 따라 엄격히 통제돼야 하는 제조 현장에서 비인가 인원이 임의 활동을 벌인 것은 안전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는 노조의 행태가 동료에 대한 폭력을 넘어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 핵심인 '무결성'과 '신뢰'를 해치는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서로를 비난하고 감시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작은 소통의 부재가 치명적인 품질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삼성에 보냈던 '품질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삼성을 추격하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노조의 '내부 총질'은 회사는 물론 소속 임직원의 미래를 망치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