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CRT) 업체였던 LP디스플레이가 최근 새 주인을 맞아 사명을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로 바꾸고 본격적인 회생에 나서고 있다. 한국 법인의 대표도 이번에 경영권을 인수한 메르디안 투자 펀드의 크리스 박 사장이 맡았다. 일단 경영 정상화를 향한 첫 고비는 넘겼지만, 차세대 주력으로 삼은 태양전지용 잉곳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다.
우선 신규 출범한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는 과거 LP디스플레이 한국 법인만 인수한 회사다. 인도네시아의 CRT 생산법인과 중국 베이징의 브라운관용 전자총 생산법인은 여전히 매각 협상이 진행중인 대상이다. 인도네시아 및 중국 법인의 경우 오는 9월말까지 메르디안측이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두개 해외 사업장의 매각 조건을 놓고 진통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매각은 확실하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이번 한국 법인 인수 조건에 해외 사업장까지 모두 넘겨 받는 것을 옵션으로 달았다는 후문이기 때문이다.
향후 LP디스플레이가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은, 이번 새 한국 법인인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한국 법인이 그동안 차세대 사업으로 준비해왔던 태양전지용 잉곳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CRT 시장이 급속히 퇴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생산법인은 단계적인 철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CRT를 양산중인 국내 구미 사업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세계 사업장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법인에서는 태양전지용 잉곳 연구개발(R&D) 라인을 가동하며 양산을 준비해왔다. 워낙 부채가 많아 인수 가격이 낮았던 것도 있지만 메르디안측이 한국 법인의 가능성에 주목해 우선 인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가 조만간 태양전지용 잉곳 양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투자 재원을 조달, 양산 투자를 단행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당초 인수 협상 당시 계획으로는 구미 CRT 라인 가운데 일부를 잉곳 라인으로 전환, 내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였다. 오는 9월말 두 곳의 해외 사업장 매각과 동시에 국내 태양전지 잉곳 라인에 대한 양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향후 진로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