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세상] 스포츠 웹툰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야구·축구·농구 등 다양한 종목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를 펼치고 팬들은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 종목별로 스타성 넘치는 선수가 등장하고 국내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만 반짝 환호하는 범주를 넘어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 코너에서는 매일같이 각 경기 현황이 문자로 중계되며 실시간 덧글과 예측·평가 등을 달러 온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포털의 스포츠 코너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스포츠 웹툰이다. 대체로 포털은 웹툰 연재란을 따로 두고 있지만 스포츠 웹툰은 이와는 별개로 스포츠 코너마다 자리를 지키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그만큼 이들이 댓글이나 선수 평가 이상으로 스포츠 팬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대리 전쟁’의 연속인 스포츠 세계의 관전자들에게 스포츠를 다룬 웹툰은 좋아하는 스타나 경기 장면의 또 다른 면을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와 재조형을 거친 그림으로 자기 나름대로 재조립하고 만족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로는 그림 솜씨가 있는 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종목과 관련한 만화를 직접 그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MLB 카툰’과 ‘한국프로야구 카툰(지난주 프로야구)’. 이들은 ‘하대리’로 데뷔한 최훈의 작품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골수팬이었던 작가의 지식과 온갖 오타쿠적인 감성을 버무려 야구의 재미를 한컷 한컷에 눌러 담는 재주를 보여줬다. 이는 급기야 포털 네이버 스포츠 코너의 야구란 메인 메뉴에 ‘최훈 스페셜’을 만들 정도의 호응을 끌어낸다. 이와 더불어 ‘골닷컴툰’과 ‘크보(KBO) 4컷 만화’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샤다라빠(샤빠)도 축구와 야구의 평화로운 공존을 바란다는 작가의 취지에 걸맞게 양 스포츠에 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을 녹여낸 작품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 구단인 성남천마의 홈페이지에 공식 구단 웹툰을 그리는가 하면 롯데 팬의 마음을 가득 담은 ‘꼴데툰’을 한 메이저 블로거의 협찬으로 공개 저작권으로 연재 중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싸커! 패러디 웹툰’의 로카르노나 ‘On 사이드’ ‘스포츠 다이어리’의 익뚜, ‘불암콩콩코믹스’ 레이블로 야구만화 시리즈를 그리는 최의민(최불암) 등이 그날그날의 경기나 주목할 만한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한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중이다.

 비록 그날 또는 그 주의 경기 내용을 재조립하고 비유하는 부류가 대부분인데다 웹툰의 특성상 진득한 이야기 전개를 꾸리는 작가가 드물어 100% 픽션으로서 스포츠 웹툰은 야구팀 스카우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훈의 ‘GM’이나 박수동의 ‘번데기 야구단’을 리메이크한 김경호의 ‘번데기스’, 김정현의 야구 웹툰 ‘브레이크’ 정도가 손에 꼽힌다. 또 인기 스포츠에 반응이 몰리는 게 당연하다지만 만화는 야구와 축구 외 종목을 다룬 작품이 드문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농구 웹툰인 ‘착한 녀석의 바스켓툰’ 등이 얼마 못가 중단된 사례가 있다.

 스포츠 웹툰은 이미 많은 인기를 끌어 모으며 일반적인 스포츠팬까지 만화 독자로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일성과 단발적인 개그에 기대는 현 모습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찬휘 만화 칼럼니스트 seochnh@manhwain.com

 만화·애니메이션·라이트노벨 등을 중심으로 다루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각종 신문·잡지 매체에 글을 발표해 왔다. 만화 언론 ‘만(http://mahn.co.kr)’ 창간을 주도, 2대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며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에 출강하고 있다. 공저서로 ‘애니메이션 시크리트 파일’ ‘조선을 그린 이두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