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엘아이, TC판매단가 급락에 `르네사스 변수` 겹쳐

 LCD 부품 시장에서 20%대의 독보적인 이익률을 기록했던 티엘아이가 지난 2분기 ‘어닝 쇼크’에 가깝게 실적이 떨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디스플레이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전략적 협력사로 육성해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실적 악화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티엘아이(대표 김달수)는 지난 2분기 주력 품목인 타이밍콘트롤러(TC)와 LCD 구동칩(LDI) 사업에서 총 22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불과 5억원에 그쳤다. 지난 1분기 극심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228억원의 매출액과 3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두자릿수 이익률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뒷걸음질였다. 제조업의 이익 마지노선에도 못 미치는 2%대 수준에 떨어진 것이다. 특히 2분기에는 국내 주요 LCD 부품·소재 업체들이 최고 호황을 구가했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이처럼 티엘아이의 실적이 갑자기 악화된 것은 여러가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TC의 판매 단가가 급격히 낮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LG디스플레이에 1190만개의 TC를 공급해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1017만개였던 공급량은 소폭 늘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7억원 가량 줄었다. 15% 안팎의 단가 인하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부품·소재 구매 단가 인하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데다 TC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 큰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올 들어 중국 LCD TV 시장에서 32인치이하 저가형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일본 ‘르네사스’로부터 TC 구매 물량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르네사스는 올 1분기까지만 해도 공장 평균 가동률이 30%대에 머무를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지만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이 늘어면서 최근 가동율을 80%까지 회복했다. 여기다 티엘아이가 준비해 온 터치스크린용 입출력IC(ROIC)와 LED BLU(백라이트유닛) TV용 제품 출시가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상반기 연구개발비 부담이 66억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약 14%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티엘아이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갑작스런 판가 인하에 대비하지 못해 잠시 실적이 곤두박질쳤지만 하반기 신제품이 양산되면 곧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윤건일·이동인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