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이젠 ‘KEPCO’로 불러주세요

 한국전력공사가 다음 달부터 회사 명칭을 영문 약자 표기인 ‘KEPCO’로 일원화한다. 한국전력이란 이름이 등장한 지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한전에 따르면 9월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영문식 표기인 ‘KEPCO’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통신이 민영화 이후 KT로 일원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전은 당장 9월 전기요금 고지서부터 영문만을 표기할 방침이다. 설립 근거인 ‘한국전력공사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교체는 아니라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기존 영문 심벌마크<그림>와 CI를 그대로 사용한다. 내외부 문건은 ‘KEPCO’만 표기한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은 병행 표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영문만 쓴다는 방침이다.

 본사를 비롯해 250여개에 달하는 사업장 간판은 예산 낭비를 이유로 기존의 것을 그대로 쓰며, 신규 사업장에만 새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한전KPS와 한전기술·한전KDN·한전원자력연료 등 기존 한전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자회사들은 자율적으로 쓰도록 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한전이 영문식으로 표기함에 따라 나머지 자회사들도 해외 진출이란 명목 하에 따를 가능성도 높다.

 이 결정은 김쌍수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미 예고됐다. 지난 6월 전력그룹사 사장단회의에서 확정된 뉴비전 ‘KEPCO 2020’ 자료와 실제 비전 선포식에서 ‘한전’이란 단어를 일절 쓰지 않았다.

 한전은 지난 1961년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가 한국전력주식회사로 통합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1982년 1월 한국전력공사로 발족, 현재까지 이어졌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