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사업부, 첫 경영진단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내달 대대적인 경영진단(감사)을 받는다. 지난 2004년 독립 사업조직으로 출범한 후 처음이며 지난 2007년 삼성 특검 사태 후 사업 관련 계열사 중 첫 감사다. 최근 빠른 시황 회복세를 타고 LCD 패널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이번 경영진단이 삼성전자 LCD 사업의 투자 및 마케팅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됐다. 감사 결과에 따라 LCD사업부 내 체질 개선을 위한 일부 구조조정도 있을 전망이다.▶관련기사 9면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1일부터 45일간 LCD사업부 전반을 대상으로 정기 경영진단에 들어간다. 지난달 말에는 해외 사업장 일부가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중국 삼성의 구매조직과 현지 협력사들이, 올 초에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각각 경영진단을 받은 적이 있지만 삼성 사태 후 사업 관련 계열사로는 첫 사례다.

이번 감사는 삼성그룹이 5년 주기로 실시하는 통상적인 정기 경영진단의 성격이 짙다. 비리 감사처럼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계열사의 경영 성과와 효율을 진단하는 삼성 특유의 관리 경영이다. 독립 사업조직 출범 후 만 5년을 넘겼다는 점에서 LCD사업부도 ‘때’를 맞은 셈이다. 연초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와 비상경영 체제로 잠시 미뤄졌을 뿐이다.

이번 경영진단이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 LCD 패널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최근 LG디스플레이에 다소 밀린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열린다는 점이다. 호황에 접어든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보다 영업 이익에서 뒤진데다 8세대 LCD 라인 양산 투자 경쟁도 위협받고 있다. 중국 현지에 대형 LCD 패널 공장을 진출시키기 위한 행보도 LG디스플레이보다 늦은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그룹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경영진단은 사실상 과거 서슬 퍼렇던 ‘그룹 감사’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도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따라서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이번 정기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과거와 다른 경영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벌써 점쳐졌다. 세계 시장 1위의 위상을 지켜가기 위해 경쟁사들보다 앞서 차세대 투자를 했던 기존 투자 전략이나, 삼성전자 VD사업부·소니·도시바 등 대형 고객사 위주의 판매 전략에 다소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협력사들은 이번 경영진단이 자칫 업무 차질을 부를까 우려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통상 삼성의 경영진단 기간에는 협력사들도 일상적인 일을 제외하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요즘처럼 LCD 산업이 급변하는 시기에 더 중요한 내년도 이후 시장을 준비하는 데 소홀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