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급부상으로 수입차 시장 `혼전`

국내 수입차 업계의 판도 변화가 흥미롭다.

독일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부진을 겪어온 메르세데스-벤츠가 뉴 E클래스 7개 모델을 쏟아내며 급부상 중이고, 내달부터 도요타 브랜드가 시판되면 수입차 시장에서의 급격한 판매순위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의 뉴 E클래스는 출고를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지금까지 계약 대수가 1천대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실제 예약이 8월 초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1천500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벤츠 뉴 E클래스의 인기몰이는 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을 접목시킨 디자인과 저렴해진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220 CDI 모델 가격은 기존 6천990만원에서 400만원이나 저렴한 6천590만원이고, E300 모델은 구형인 E280(7천390만원)보다 약 500만원 싼 6천910만원이다. 뉴 E클래스의 선전으로 벤츠는 수입차 시장 1위까지 넘보고 있다. 올해 들어 계속 1위를 달려온 BMW와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1~8월 수입차 시장의 점유율은 BMW가 17.3%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우디(12.4%), 폴크스바겐(12.3%)이 2, 3위에 올라 있고, 벤츠는 11.9%로 4위다. BMW는 528이 베스455트셀링카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아우디도 간판인 A6의 인기가 식지 않아 겉으로는 느긋한 모습이지만, 벤츠 인기의 급상승이 9월 수입차 판매순위나 베스트셀링 모델의 변동에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ES 모델이 뉴 E클래스 돌풍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도요타가 내달 반입되는 캠리와의 차별화를 위해 ES350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는 도요타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대중적 수입차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강화되겠지만, 렉서스가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는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