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이 우리나라 정유업체의 기술 수출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SK에너지는 쿠웨이트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이퀘이트에 엔지니어 9명을 지난 5월 파견해 연산 76만8000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 생산공정과 관련한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원유를 정제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총 12억 달러가 투자돼 지난 6월 완공된 이퀘이트 PX 공장은 나프타를 분해해 PX와 벤젠 같은 방향족(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현재 시험가동 중이다.
쿠웨이트는 세계 10위권의 산유국지만 아로마틱 공장을 세운 것은 이퀘이트가 처음이다.
SK에너지는 올 10월까지 예정된 이 공장의 시험운전 기간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이퀘이트가 해결하는 것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앞서 이퀘이트는 아로마틱 공장 건설을 앞두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33명의 엔지니어를 SK에너지에 파견해 공정기술교육을 받도록 했다.
SK에너지는 10년 전부터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국가 등에 기술을 수출해 2007년 250억원, 2008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가 이퀘이트에 이번 기술 전수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20억 원가량이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기술력만으로 얻는 수익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50여 년간 정유·화학공장을 가동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SK에너지는 앞으로도 중동 산유국 등으로의 기술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GS칼텍스도 지난 6월 오만의 국영석유회사인 소하르 공장에 에너지 효율화 및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전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S칼텍스는 2003년부터 소하르 공장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운영기술을 가르치는 등 기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