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창원공장엔 `파타야`가 있다

LG전자 창원공장에 때아닌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창의와 자율 분위기를 위해 바뀐 사무실 내부 풍경.
LG전자 창원공장에 때아닌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창의와 자율 분위기를 위해 바뀐 사무실 내부 풍경.

“오늘 아이디어 회의는 파타야에서 진행하겠습니다.”

LG전자 창원공장에 다니는 김성우 과장이 전달한 회의 안내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파타야는 태국 휴양지가 아니라 창원에 있는 LG전자 회의실 이름이다. 이름을 바꾼 데는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휴양지에 가는 것처럼 재밌게 풀어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LG전자 창원공장이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회의실 이름을 맛깔스럽게 바꾸고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손을 보고 있다. 이는 구본무 회장이 창의와 자율을 경영 화두로 제시한 이후 바뀐 공장 풍경이다.

창원공장은 먼저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3일에서 길게는 10일까지 충전(리프레시) 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이 기간에 창의력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회사는 펜션을 지원하고 여행 후기를 추첨해 상품까지 줄 정도로 적극적이다.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위한 워크숍도 크게 늘었다. 대표 모임이 ‘OD Say’와 ‘GLM’. OD Say는 조직 개발(Organization Development)에 대해 논의하자는 뜻으로 부서별로 창의와 자율을 현업에서 활용할 지 토론하는 모임. GLM은 글로벌 리더 미팅(Global Leader Meeting)의 줄임말로 부장급 이상 조직 책임자가 모여 관리자 입장에서 창의적인 조직을 위한 방법을 토론하는 워크숍으로 상·하반기에 걸쳐 열린다.

사무실 내부도 ‘사원 마음대로’ 새로 단장했다.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벽면에 푸른 바다 사진을 인쇄한 플래카드를 붙여 휴가지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예 커피숍처럼 꾸며 사무실의 딱딱한 느낌을 최소화했다. 이 뿐 아니다. 업무 몰입을 위해 독서실처럼 꾸며진 업무 집중실을 설치하고 회의실 명칭을 ‘보라카이’ ‘파타야’ 등 유명 휴양지 이름으로 교체했다. 골프 퍼팅 연습기를 설치해 토막 시간을 활용해 취미 생활을 즐기도록 했다. 조직문화그룹 최시환 과장은 “칸막이를 없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푸른 바다 사진을 보면 휴가 가는 느낌이 들어 이전보다 훨씬 즐거운 기분으로 일하고 있다”며 “그만큼 산뜻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