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더 큰 기회를

 메모리 치킨게임 승자의 개선식이 열리는 것인가. 반도체가 3분기 제조업 전체 경기실사지수(BSI) 평균을 웃돌며 경기 회복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태대로라면 4분기 역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약진이 확실시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의 IT 삼두마차가 전체 산업을 이끄는 형국이다.

 특히 반도체의 약진은 눈여겨볼 만하다. 치열한 치킨게임 속에서 승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한국 간판산업의 명성을 다시 한번 날렸다. 한국을 상대로 진영을 구축한 수많은 다국적군을 물리쳤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승리다. 조선에 빼앗긴 수출 1위 자리도 다시 찾았다. 국제가격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한다. 반도체의 매출 BSI는 125로 제조업내 업종 최고를 달리고 있다. 4분기에도 매출은 물론이고 수출과 경상이익, 내수 등 네 가지 BSI 모두가 제조업 평균치를 상회, ‘쿼드러플 강세’가 전망된다. 조짐이 좋다.

 형제 산업인 디스플레이도 팽창일로다. LGD는 중국 광저우시와 팹 신축에 대한 MOU를 교환하고 중국진출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제위기 출구전략은 IT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녹색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찾으려 했던 ‘출구전략’보다 먼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이 새 길을 열어줬다.

 산업활성화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우선 시장이다. 물론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도 필요하지만 당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현실적인 산업육성이 필요하다. 이미 투자가 이루어진 산업이라 할지라도 이들 산업이 더욱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주는 것 역시 지원이라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는 것도 한 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