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미래 기획부를 만들자

 희망찬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1910년 경술국치 망국으로부터 100년, 이후 광복에 연이은 분단, 동족상잔의 6·25전쟁 등 국가 존망의 위기를 딛고 우리는 세계사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00년 대한민국의 역사는 거대한 격동의 대서사시였다. 가난과 무지를 타파하기 위한 희생과 헌신, 열정과 집념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 근대화와 민주화에서 적지 않은 성취를 이루었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의 패러다임에 빠져 소득 2만달러의 환상에 도취돼 있는 사이 글로벌 경제체제가 초래한 1997년 금융위기로 낡은 인식과 제도적 틀을 바꾸고 전면적인 세계화를 수용해야 했다. 최근에는 일상화된 세계화의 물결 위에서 세계 경제의 틀이 변하고 이전의 산업화 문명과 차별되는 에너지, 생산방식, 소비패턴에 이르는 근본적인 변화까지 발생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글로벌시대 다민족 국가로서 제도적 정비와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문제는 개방과 관용이다. 법적, 제도적 정비를 위한 총괄적인 기구를 발족해 국가의 뼈대를 혁신해야 한다.

 세계화의 경제체제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양극화의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과 고용불안 해소, 부의 편중을 해결할 사회적 안전망 확충, 부에 대한 인정과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전통 확립 등이 곧 그것이다. 국가의 적절한 개입과 노력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남북통일이다. 당장의 무조건적인 통일이 아니라 남북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통일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의 이해와 양해 없이 평화통일이 불가능한 만큼 해당국가에 총체적 외교역량을 쏟아 붓는 노력과 함께 우리 국민의 통일에 대한 성숙된 태도와 신뢰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역사적 과업을 중단없이 추진해 나가는 원동력은 지속적인 성장과 도약이다. 대부분 국내 갈등의 근원적인 뿌리는 높은 기대수준에 비해 사회적 생산이 정체돼 있고 분배가 고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력을 키운 원동력인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예전의 기획예산처와 과학기술부 그리고 정보통신부 등의 핵심적 기능과 역할을 합쳐 가칭 ‘미래기획부’ 또는 ‘미래혁신부’를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교육부문과 노동부의 일부 기능을 합쳐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과 평생(재)교육 체제로 통합하는 것이 시급하다. 선진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체제의 개편이 현재도 유효하다.

 과학기술인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주체임에도 스스로의 소명과 자존감 결여로 뒷자리로 밀려나지 않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과학기술혁명을 기초로 한 사회변화의 진정한 주체로서 자부심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큰 꿈을 꾸고 싶다.

 지난 100년간 시련과 절망에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놀라운 역량을 발휘했다. 이제 다문화 사회로의 부드러운 이행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고용과 사회안전망, 그리고 남북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위한 역사적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경인년 새해 아침에 창조적 과학기술 혁신과 창의적 인재를 주춧돌로 삼아 마침내 세계사의 중심에 있을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소망해 본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 songpaga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