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래칼럼을 통해 몇 번 진시황이 그토록 그리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비밀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그중에는 지난 2003년에 ‘나노그(Nanog)’라는 마스터 유전자(Master Gene)가 발견돼 줄기세포로 심장-간-피부 등의 조직과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등이 포함됐다.
이런 방법은 쉽게 말하자면 장수를 위해 노화를 유발하거나 그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조작하는 접근법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방법을 한번 생각해 볼까 한다. 바로 음식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소식(小食)하면 장수한다는, 이미 어렴풋하게나마 많이들 들어 본 내용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의대팀은 지난해 장수 비결은 바로 ‘소식’이라는 장기간의 리서스 원숭이(Rhesus Monkeys) 실험 및 관찰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열량(칼로리)이 적은 음식을 먹인 원숭이가 수명도 길고 건강도 좋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칼로리를 줄이면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고 병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상세한 연구 결과를 2009년 7월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다.
사실 연구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려 20년에 걸친 연구진의 끈기와 열정에도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연구진은 다 자란 원숭이 76마리를 20년 동안 관찰했다. 1989년부터 30마리의 수컷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으며 1994년에 다시 수컷 30마리와 암컷 16마리를 추가해 실험을 확대했다. 이 중 절반은 일반 원숭이에 비해 영양은 그대로 유지하되 칼로리가 30% 적은 음식을 먹였다. 반면에 나머지 절반은 먹고 싶을 때 마음대로 먹도록 했다. 그 결과 칼로리 섭취를 줄인 원숭이는 37%가 결과 발표 당시까지 살아 있는 데 비해, 그 보다 기름진 식사를 한 원숭이들은 13%만 생존했다.
특히 칼로리 섭취를 줄인 원숭이는 심장혈관 질환이나 암, 당뇨병, 뇌 위축과 같은 노인성 질병을 덜 겪었다. 당뇨병과 뇌 수축이 거의 없었고 운동감각과 기억이 더 잘 보존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다시금 꺼내 보는건 신년을 맞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연초가 되면 저마다 ‘어떤 것을 해야 한다’ ‘어떤 것은 꼭 얻어야 한다’는 소망과 다짐을 말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중에는 필요없는 것을 원하는 ‘욕심’이 으레 섞여 있게 마련이다. 하다 못해 원숭이도 소식하면 장수한다는데 사람도 마음의 욕심을 덜어야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닐까.
다 포기하고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말이 아니다. 반드시 필요하고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한 ‘정진’의 마음을 갖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그건 필요 없는 칼로리가 아니라 우리 마음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분이다. 마음에서 필요 없는 욕심은 덜고 목표에 정진하는 마음만을 섭취하는 소식하는 2010년을 만드는 건 어떨까.
차원용 아스팩미래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