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핫이슈] <7>e북과 태블릿PC 열풍

[2010 핫이슈] <7>e북과 태블릿PC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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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5∼1445년에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활자기술은 문명사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하고, 근대들어 계몽주의가 출현하면서 지식은 빠르게 체계화됐다. 그 중 하나가 ‘백과사전’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지식을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펼쳐 왔다. 21세기 들어 인류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15세기 금속활자의 등장처럼, 21세기에는 전자책(e북)과 전자노트가 등장했다. 전자제품으로 읽고, 쓰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책과 공책 기능을 대신하는 전자제품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e북과 전자노트 대중화를 이끄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e북 단말기’와 ‘태블릿PC’다.

2007년 말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e북을 내놨다. 당시만 해도 e북은 생소했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8년 시장 규모는 불과 100만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들어 ‘읽고(Read), 쓰고(Write), 공유한다(Share)’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e북 단말기의 인기 상승세는 가파르다. 종이책이 갖지 못한 네트워킹 기술을 앞세워 10∼20대 N세대를 중심으로 저변이 빠르게 확산돼 나가고 있다. 새해가 e북 시장이 개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부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00만대 규모였던 e북 시장이 올해 두 배인 6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e북 단말기의 진화 속도가 휴대폰에 못지 않게 빠르게 진화되면서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탓이다. 흑백 글씨만 보여 주던 시대에서 벗어나 컬러로도 책을 볼 수 있고, 영상물도 시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 e북 단말기는 스타일러스펜으로 글씨를 직접 써 넣을 수 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출판계도 e북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미풍에 그칠 것으로 여겨졌던 e북이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태풍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진출은 책(Book) 시장에 e북 열풍을 일으킬 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e북의 무한한 성장가능성에 주목한다. 우선 재고부담이 없고, 한 번 제작된 e북은 절판 없이 언제든지 독자의 주문에 응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유·무선 통신을 통해 책이나 신문·잡지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다. 특히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원하는 책을 검색해 읽을 수 있다. e북 단말기에 적게는 수 백권, 많게는 수 천권까지 책을 저장해놓고 볼 수 있다.

2000년 초 시장에 출시됐으나 이렇다 할 시선을 끌지 못했던 태블릿PC 역시 e북 단말기와 비슷한 운명이다. 당시에는 필기 입력기술의 정확성 미비와 터치스크린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서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햅틱 열풍은 태블릿PC를 새롭게 조명했다. 태블릿PC는 ‘키보드 없는 시대’ 개막과 맞물려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최근 폐막한 CES 기조연설에서 키보드 없는 세상을 강조했다.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태블릿PC가 출시되면 더 이상 키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키보드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인간의 몸이 입력도구가 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고 그는 선언했다. 태블릿PC는 특히 애플의 시장 참여 계획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태블릿PC를 통해 성공신화 시즌2를 연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태블릿PC란 키보드 대신 만년필 또는 볼펜으로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고 조작할 수 있는 휴대형PC다.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이나 펜으로 간편하게 터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