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탐구] ‘넷북 시장이 죽는다고?’

1분기 국내 판매 45%증가 `건재`

넷북이 출시된지 4년이 지나면서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 들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작년에 출시한 넷북.
넷북이 출시된지 4년이 지나면서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 들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작년에 출시한 넷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세계 넷북(미니 노트북)시장 규모

 Q: 미니 노트북 대명사 ‘넷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넷북 성능이 크게 떨어지면서 외면당하고 애플 아이패드와 같은 신형 단말기 등장으로 시장이 잠식 당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 침체기에 PC업계 구세주 역할을 한 넷북은 이제 수명을 다한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넷북 시장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 넷북 관심이 줄어들었을 지 몰라도 여전히 강한 구매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내 시장이다. 한국IDC가 올 1분기 넷북 판매량을 예비 집계했다. 그 결과 올 1분기 넷북은 16만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3월 사이 판매된 넷북은 11만8000여 대였다. 1년 사이 넷북 구매가 45% 증가한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가트너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넷북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71%가 늘어났다. 가트너는 넷북의 구체적인 판매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넷북 판매에 힘입어 1분기 전세계 노트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4%가 증가한 4940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최근 8년 사이 나타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근 넷북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예전만 못한 것은 넷북이 출시된 지 4년이 지나 시기적인 문제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 권상준 책임 연구원은 “넷북은 이제 성숙된 시장으로 진입해 다른 노트북과 성장의 괘를 같이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넷북의 성장세 둔화는 시장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인데, 넷북이 마치 ‘지는 해’처럼 확대 해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권 연구원은 “과거처럼 몇 백 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하진 못하지만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넷북은 20% 비중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북과 일부 기능이 유사한 애플 ‘아이패드’ 등장은 넷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결과는 두고 봐야 하지만 두 제품은 ‘별개’라는 게 시장 분석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트너코리아 이채기 이사는 “넷북으로 불리는 미니 노트북 평균 가격은 299달러며 아이패드는 499달러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아이패드 가격이 하락하거나 스펙(성능)이 미니 노트북처럼 증가하지 않는 한 미니 노트북 시장 잠식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또 “아이패드는 2012년 2100만대 규모가 될 테지만 이는 전체 노트북의 약 8%을 차지해 기존 노트북 시장의 잠식 우려도 역시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권상준 책임 연구원도 “아이패드가 있다고 넷북을 사지 않거나 반대로 넷북이 있다고 해서 아이패드를 사지 않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학교에선 넷북을 쓰고 집에선 아이패드를 쓰는 등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여러 기기들을 조합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관심은 아이패드가 애플의 다른 제품에 미칠 영향 여부다. 모건스탠리가 아이패드 구매 의사가 있는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는 아이패드를 구입한 뒤 노트북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중 절반은 애플의 노트북 ‘맥북’을 사지 않겠다는 사람들이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