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정부협력 시도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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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전 방통위에 자진신고 했는데…"

구글코리아가 국내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사용한 기종  `산타페`
<구글코리아가 국내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사용한 기종 `산타페`>

구글코리아(대표 이원진)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졌던 약 세달 간의 협력이 물거품이 됐다.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의 권한이 다른 탓이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5월 수집된 개인정보의 자체폐기를 포기하고 방통위에 자진 신고했다. 그동안 방통위와 주기적으로 개인정보 폐기에 관한 사항을 논의해 온 구글코리아로서는 경찰의 압수수색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인 격이다.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구글은 최소 과태료에서 최고로는 관련자의 10년 이하 징역형을 받게 된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수집된 개인정보를 지난 5월께 자체폐기할 수도 있었지만 투명하지 않아보일 염려가 있어 방통위에 자진해 신고했다”며 “경찰이든 방통위든 무조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갑작스런 압수수색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트리트뷰 서비스의 국내 출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과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었지만 이번 건은 경찰 소관이다”라며 “방통위의 권한은 경찰에 수사의뢰까지인데, 경찰이 먼저 수사를 했으니 방통위와는 더 이상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3팀장은 “방통위 신고건과 상관없이 판단은 수사기관에서 하는 것”이라며 “위법하고 범죄도용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니 영장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관련 압수수색이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집된 개인정보가 미국 서버에 있는 탓이다. 인기협 관계자는 “확보된 자료가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수집한 물품의 목록은 공개한 것 이외에는 수사관련 사항이라 더 이상 공개할 수 없고 조사해봐야 안다”며 “압수한 물품의 암호해독절차부터 시작해 분석작업은 상당히 장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과거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기업이 인터넷에서 벌어진 사이버 범죄 때문에 압수수색 당하는 일은 일상적이었지만 인터넷 기업 자체가 범죄혐의를 받고 수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외국계IT기업의 통일된 글로벌 정책이 국내 법체계와 마찰을 빚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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