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코리아(CK)사업, 대학 변화 `숨은 공신`

지난해 `멀티터치 기반의 한글입력 장치`로 특허청의 대학 지식재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KAIST 문화기술대학원 황성재씨. 터치폰을 이용해 문자를 입력할 때 터치 수 및 드래그의 방향, 길이에 따라 한글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황씨의 기술은 올해 초 한 대기업에 이전돼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가 특허 출원에서 기술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데는 기술의 우수성도 한 몫 했지만 숨은 조력자의 도움이 컸다. CK(커넥트 코리아)사업을 통해 KAIST에서 일하게 된 특허 및 기술이전 분야 전문가 정주환씨가 큰 역할을 했다. 정씨는 선행기술 조사를 통해 올바른 특허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부터 기업과의 연결 및 협상까지 맡아 진행했다. 그의 역할은 황 씨의 기술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제대로 가다듬는 일이다.

2006년 시작해 올해로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CK사업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정부 사업임에도 대학의 변화를 제대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CK사업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의 활용을 촉진하고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1단계 사업에선 2010년도까지 18개 대학에 등급에 따라 연 2억~4억1000만원씩 총 60억원을 지원했다.

가장 큰 변화는 정주환 씨와 같은 전문적인 특허 발굴 및 관리가 가능한 인력이 대학에 투입되기 시작한 것. 산학협력단은 CK사업비의 60%까지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구축을 위한 인건비로 쓸 수 있어 고임금 인력인 변리사, 기술거래사, 기업기술가치평가사 등을 채용하며 특허 관리 능력과 기업 협상력을 끌어올렸다. 현재 변리사를 보유한 대학만 20개 학교가 넘는다. 또 특허 전문 인력을 비롯해 기술을 홍보하는 마케팅 인력까지 충원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의 기술이전 건수와 수입료도 크게 증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3년 120건에 그쳤던 CK사업 주관대학들의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2009년 679건으로 5배가 넘게 증가했다. 기술이전으로 벌어들인 돈은 13억원에서 205억원으로 15배 이상 늘어났다.

손영욱 대학기술이전협회 사무국장은 “전문 인력이 대학에 투입되면서 기술보유자인 교수들의 자세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됐다”며 “거의 없다시피 했던 국내 산학협력 성과를 만들어 나가게 된 계기가 CK사업”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연구 풍토가 논문 중심에서 조금씩 특허 및 기술 상용화로 옮겨가면서 투입되는 연구비 대비 특허 출원 비율도 2003년 10억원 당 1.3건에서 2008년 3.6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편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에는 대학의 산학협력 및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한 보다 장기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관련 부처 및 대학가에선 예산 규모는 100억원 정도로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지금처럼 단순한 단기적 예산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인희 KAIST 산학협력단 팀장은 “단기적인 예산 지원으로는 대학 입장에선 고급 인력을 예산 소진 시까지 계약직으로 뽑을 수밖에 없다”며 “TLO 조직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